[질문들] EBITDA가 뭐예요?

2025.04.08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말합니다. 회사가 영업 활동을 통해 실제로 현금을 벌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지표예요.

최근 이커머스 기업들의 실적 기사를 보면 낯선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바로 EBITDA라는 용어예요. ‘에비타’ 또는 ‘이빗타’라고 불리는 EBITDA*는 법인세와 이자, 감가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을 말합니다. 상각 전 영업이익이라고도 합니다. 
*EBITDA : Earning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보통 영업이익은 회사의 영업 활동과 무관한 비용도 반영해 계산해요. 법인세나 이자, 감가상각비 같은 것들이죠. 컬리 물류센터의 설비 자산이 매년 100만 원씩 가치가 줄어든다고 가정해볼까요? 감가상각비로 매년 100만 원이 나간다고 회계장부에 적지만, 실제로 100만 원씩 돈이 지출되는 건 아니죠. 이런 장부상 비용들을 영업이익에 다시 더해 계산한 것이 EBITDA입니다. 회사가 영업 활동을 하며 실제로 벌고 잃은 현금이 얼마인지 보는 거예요.

EBITDA = 영업이익 + (법인세 + 이자 + 감가상각비 등)*
*영업활동과 무관한 비용들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EBITDA 흑자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영업이익이 나야 진짜 흑자 아닐까요? 왜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EBITDA 실적을 보는 걸까요? 자세한 설명을 위해 회계법인에 근무하고 계신 전문가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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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구 전무

삼일회계법인의 파트너로, 핀테크·플랫폼·이커머스 기업 자문 및 회계감사 업무를 28년간 수행하고 있습니다.

↪ EBITDA가 왜 중요한가요?
😄 기업의 성장세와 가치를 보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EBITDA는 1980년대에 기업이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지,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보기 위해 쓰기 시작했어요. 90년대 ‘닷컴 붐’ 이후 등장한 플랫폼, 테크 기업 또는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는지 보는 지표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회사들은 사업 초기에 들어가는 투자 비용이 막대합니다. 영업손익은 적자 상태라 현재의 가치를 산정할 수 없어요. 핵심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고, 앞으로도 이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면 EBITDA로 기업가치를 추산합니다. 

↪ 영업이익을 못 내서 EBITDA 흑자를 언급하는 건 아니고요?
😄 EBITDA가 물론 기업의 전체 실적은 아닙니다. 

영업활동만 보고 투자 활동과 재무활동을 제외하고 있어 한계가 있죠. 하지만 핵심 영업 분야에서 돈을 벌고 있다는 건 맞습니다. 그런 점에서 EBITDA는 중요하고 많이 활용되는 지표입니다. 

부동산 가치는 ‘평당 가격 × 면적’으로 계산합니다. 기업가치도 같아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EBITDA를 활용한 방법은 ‘한 회사가 1년간 주 영업활동으로 번 돈(EBITDA) × 몇 배’를 주고 이 기업을 살지 보는 거죠. 이 배수를 EBITDA 멀티플이라고 합니다. 높을수록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커요.

기업가치 = EBITDA X n 배 (EBITDA 멀티플)

아마존의 사례를 볼까요? 1997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래, 아마존의 기업가치를 판단할 때 전문가들은 EBITDA를 활용합니다. 공시 정보로 계산한 EBITDA는 중요한 투자 정보가 돼요. 2024년 아마존의 EBITDA 멀티플은 17.6배, 지난 5개년(2020-2024년) 평균은 25.1배*입니다.
*출처 investing.com

그런데 2024년 컬리의 실적을 보면 ‘조정 EBITDA 흑자’라고 써 있습니다. 조정 EBITDA는 또 뭘까요?

↪ 조정 EBITDA는 뭘 조정한 건가요?
😄 영업활동과 상관 없는 이례적인 비용들을 추가로 넣는 거예요.

EBITDA는 회사가 영업활동으로 번 손익이잖아요? 그런데 상황에 따라 영업에 영향을 주지만 그때만 생긴 일회성 비용들이 있어요.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주식보상비가 대표적이죠.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 비용, 일회성 재고평가손실이나 자산손상차손**, 소송 관련 비용 등도 대표적인 조정 항목들입니다. 

* 회사가 임직원에게 자사의 주식을 낮은 가격에 주어 나중에 시세차익을 벌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복지제도
** 자산으로 인한 회수 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차액을 재무제표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

예를 들어 2020년, 컬리는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현장에 있던 모든 상품을 폐기했습니다. 이 손실은 그해만 있었던 이례적인 비용이죠. 쿠팡도 과거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받은 보험금을 2024년 조정 항목으로 넣었어요.

조정 EBITDA 항목 비교 (2024년)

  • 컬리: 영업손익 + (주식보상비 + 감가상각비 +  무형자산상각비)
  • 쿠팡: 영업손익 + (주식보상비 + 감가상각비 +  무형자산상각비 + 화재발생에따른손실)

↪ 왜 기업마다 조정 항목이 달라요? 조정이 아니라 마음대로 조작한 거 아니에요?
😄 조작할 수 없습니다. 

기업의 회계는 외부 감사를 받기 때문에 임의로 항목을 넣고 뺄 수 없어요. 어떤 비용을 조정했는지 재무제표에 모두 공개됩니다. 조정 항목은 각 회사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어요. 단, 공표했을 때 인정할 만한 것들만 넣는 겁니다.

↪ 최근 EBITDA가 자주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 시장 상황이 달라졌어요.

전쟁, 금리, 물가 상승 등으로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시장도 함께 위축되기 시작했어요. 시장이 커지는 과거엔 기업들이 거래액을 늘리는 걸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규모를 키우느라 정산금을 지급하지 못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도 생겼죠. 사람들은 이제 거래가 많다고 기업이 제대로 운영되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됐습니다. 매출 성장뿐만 아니라 주요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일련의 사태들로 시장의 인식이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보는 추세로 바뀐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