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규환의 일하는 마음] Something Better! 더 좋은 것을 향한 여정

2026.09.23

”저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어요.  운도 좋았지만 현재의 내 모습이나 내가 아는 지식이 완벽하지 않고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틀린 점은 빠르게 수정하려고 하죠. 그러려면 계속 움직일 수 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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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많은 상품이 쏟아지는 커머스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정확히 찾아내고 새로운 취향을 선물하는 '검색과 발견(S&D)'은 서비스의 핵심 영역입니다. 컬리는 식품을 넘어 뷰티, 패션,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하며 탐색과 발견의 경험을 한층 더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2. S&D 기획 부문을 이끄는 고규환 님은 11번가에서 모바일 시대를 열고, 카카오 선물하기의 대규모 성장을 이끌었으며 당근에서 스타트업을 경험한 IT·커머스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한국 IT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헤쳐온 그가 컬리에서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3. 국내 대표 IT 프로덕트들을 거쳐왔음에도 그는 좋은 성과를 "80%의 운"으로 돌리며 "스스로 더 나아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화려한 이력 뒤에 숨은 노력과 스스로 빛나기보다 팀원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로서의 미래를 꿈꾸는 마음을 만나봅니다.

'정의(definition)'는 승리한다

Q. 찾고 발견하다는 뜻을 가진 조직 이름이 흥미롭습니다. 서치 앤 디스커버리(S&D) 기획 부문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커머스 경험은 크게 상품 상세 페이지에 들어가기 전과 후로 나뉩니다. 저는 상품 상세 페이지에 이르기 전 단계의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 어떤 물건을 사려고 찾아보고, 검색하고, 추천받아서 "이거 사야겠다" 마음먹기 직전까지의 모든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일은 참 재미있지만 그만큼 어렵습니다. 일을 하려면 목적이나 배경이 명확해야 하잖아요. 어떤 문제를 풀려는 건지, 혹은 어떤 불편함을 고치려는 건지 정의해야 하는데 이 영역은 그걸 정의하기가 제일 어려운 분야예요. 단순 기능 오류라면 안 되는 걸 되게 고치면 그만이지만, 탐색과 발견은 '어떻게 해야 유저가 상품을 더 잘 보고 사게 만들까'를 고민해야 하다 보니 정해진 답이나 공식이 없거든요. 결국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는 것부터 깊게 고민해야 해서 막막할 때도 있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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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말씀하신 것처럼 문제를 정의한다는 거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 같은데요. 문제를 정의하여 진행했던 실제 프로젝트 사례가 있으신가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제가 직접 실무를 챙기고 있는 지식 관리 시스템(KMS : Knowledge Management System) 사례가 있습니다. 컬리는 이미지 퀄리티가 높기로 유명한데, 이런 사내 이미지 자산을 임직원들이 더 쉽게 찾아 쓸 수 있게 돕는 시스템이에요. 이전 담당자에게 이어받은 프로젝트인데, 막상 오픈하고 보니 하루 검색 횟수가 30~35건에 그칠 정도로 사용률이 너무 낮았습니다.

들어가는 인적 자원과 서버 비용을 생각하면 문제 정의부터 다시 해야겠다 싶었죠. 그래서 MD분들과 디자이너분들 6명을 찾아가 직접 인터뷰했습니다. "왜 그런 것까지 일일이 인터뷰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야 진짜 문제를 알 수 있다고 봤거든요.

'검색이 안 된다'거나 '속도가 느리다' 같은 기능 문제는 고치면 되지만, 안 쓰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분들의 실제 업무 흐름을 들어봐야 이 서비스가 어디서 걸림돌을 치워줄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인터뷰를 해보니 업무 워크플로우 상 문제와 이미지 접근 권한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고 해결책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려면 현장으로 들어가 유저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배웠습니다.

진짜 데이터로 만드는 '좋은 경험'

Q. 컬리 링크드인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컬리는 비즈니스에 진짜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원하는 상품을 찾는 목적 검색을 넘어, 고객도 몰랐던 취향을 찾아주는 '발견'의 과정에는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나요?

컬리에는 유저의 행동이나 클릭, 노출, 구매 같은 정량적인 데이터가 다른 커머스에 비해 훨씬 깊고 촘촘하게 쌓여 있습니다. 초기부터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잘 쌓아왔기 때문이죠.

이런 정량적 데이터 말고도 컬리에는 진짜 특별한 데이터가 있어요. 바로 상품을 직접 기획해 만들고 물류까지 직접 운영하면서 생기는 데이터입니다. 발주와 출고 데이터는 물론이고, 상품을 기획하며 얽힌 수많은 이야기들이 정성적인 데이터로 살아있죠.

AI 시대가 오면서 거대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면,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데이터'에서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I에게 학습시킬 수 있는 진짜 데이터를 가진 게 실력이 될 테니까요. 저희는 유저와 상품을 둘러싼 다채로운 맥락과 이야기들을 모두 갖고 있기에, 앞으로의 기술 변화 속에서도 큰 자산과 강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Q. "MD가 올리브오일을 왜 소싱했는지, 압착 방식이나 품종 사연까지 알아야 한다"는 말씀이 이런 맥락에서 나온 거군요. 이런 마음으로 일하시다니 컬리 프로덕트가 세심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규환 님이 생각하시는 '컬리의 검색과 발견'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컬리는 비즈니스 구조가 다른 커머스와 달라요. 일반적인 커머스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할 수 있는 중개 장소만을 제공하는 3P와 직접 상품을 기획하거나 구매해서 판매하는 1P가 있는데요. 컬리는 상품을 직접 기획하거나 직접 구매해서 판매하는 1P 비중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상품은 왜 컬리에서 팔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래서 좋은 상품이고 추천합니다"라고 명확히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MD분들과 소통하며 상품에 대해 잘 이해해야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죠.

컬리의 검색과 발견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결국 "좋은 것을 알게 되는 과정"입니다. 예전에 대표이신 슬아님께 '좋은 것'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 왜 'Something Good'이 아닌 'Something Better'를 쓰는지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단지 어떤 상품을 찾았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더 좋은 것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여정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고객이 더 좋은 상품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알아갈 수 있도록 그 여정을 만드는 것, 그것이 S&D가 하는 일입니다. 

Q. 지금은 종료했지만 규환님을 포함한 TF팀이 올해 초 오픈했던 '컬리 AI 스튜디오*' 서비스는 신선하면서도 컬리다운 경험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어요. 신기술을 적용하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와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하셨나요?

* 컬리 AI 스튜디오는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서비스로 사진을 업로드하면 다양한 테마의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 주는 서비스였다. 

“나만의 프로필 뚝딱”…컬리, ‘AI 스튜디오’ 출시
컬리 AI 스튜디오

제가 컬리에 합류하자마자 진행했던 서비스인데요. 온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대표님께 잘 보여야 하는 상황이었기에(웃음) "이거 꼭 해야 합니다"라며 전사 TF를 꾸렸고, 생각보다 많은 분이 호응해  주셔서 재밌게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만들 때는 유저에게 어떤 가치를 주겠다는 거대한 목적보다는, AI API를 활용해 파트타임으로도 재미있고 의미 있는 프로덕트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시도 자체에 의의를 두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오픈하고 보니 흥미로운 현상이 관찰되었어요.

최근 뉴트로가 인기를 끌면서 저희는 하두리 카메라 같은 레트로 테마가 인기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펠트 인형' 테마가 압도적으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1인 사진만 인식되도록 로직을 구현했는데, 고객분들은 가족 사진이나 친구 사진을 올려 함께 펠트 인형으로 변환하시더라고요. 트렌디한 요소보다는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따뜻한 감성을 나누고자 하는 모습에서 '컬리 유저들이 기대하는 감성은 이런 것이구나'를 깨달았습니다.

기본을 갖추고 더욱 세심하게

Q. 최근 컬리에서 ‘올리브오일’이나 ‘치즈’를 검색하면 상황에 따라 상품을 추천해 주더라구요. 업계에서도 이런 ‘에이전틱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올해 S&D 기획 부문이 가장 몰입하고 있는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요?

장기적으로는 AI를 통한 탐색과 발견 경험을 컬리 서비스 전반에 자연스럽게 융화시키고 확대하는 것이 S&D의 핵심 과제입니다. 올해에 한정해서 말씀드리면, S&D 프로덕트의 '기본기'를 채워 넣는 데 가장 집중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아이크림'을 검색하면 '크림새우'가 결과로 노출되는 등 고객들이 상품을 발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식품에서 뷰티, 패션, 리빙으로 확장하면서 키워드 검색의 범위가 확장된 거죠. 이에 카테고리별 검색어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기본 로직을 다지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추천이나 전시를 고도화하려면 수많은 A/B 테스트와 실험을 거쳐야 하는데, 당시에는 간단한 실험을 하기 위해 개발팀과 일정을 맞추고 며칠씩 준비해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프로덕트 개발에 일주일이 걸리는데 실험 준비에 일주일이 걸린다면 실험을 안 하게 되죠. 이러한 실험 구조와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몰입하고 있습니다.

컬리의 인공지능 상품 추천 서비스

Q. 식품으로 주목을 받던 컬리가 뷰티, 패션, 라이프스타일까지 카테고리를 대폭 넓혔습니다. 상품군이 다채로워지면서 검색 알고리즘이나 추천 큐레이션을 기획할 때 어떤 고민과 변화들이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최근의 고민은 '어떻게 고객의 탐색 지평(Discovery)을 넓혀줄 것인가'입니다. 예를 들어 사미헌 갈비탕은 컬리에서 많이 팔리는 상품 중 하나인데요. 단순 판매량 로직만 적용하면 '갈비탕'을 검색했을 때 항상 사미헌 갈비탕만 최상단에 나오겠죠. 하지만 고객은 때로 새로운 갈비탕을 먹어보고 싶을 수도 있고, 곰탕이나 육개장 같은 다른 선택지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 수치 로직만 고집하면 매번 동일한 상품만 노출되는 한계가 생깁니다. 따라서 유저의 행동 맥락을 파악해 취향의 범위를 자연스럽게 넓혀주는 추천 로직이 필요합니다. 다만 원치 않는 상품을 노출하면 서비스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그 미세한 균형점을 숫자로 계속 조정하고 최적화해 나가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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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할수록 신이 납니다

Q. 기술 난도가 높은 프로젝트일수록 개발자와의 소통이 서비스의 성패를 가르는데요. 기획자로서 '고객 경험의 언어'를 '엔지니어링 로직의 언어'로 번역하는 규환 님만의 특별한 노하우나 소통 방식은 무엇인가요?

저는 개발을 전공하고 실제 개발을 해본 백그라운드가 있다 보니, 용어나 도메인 지식 측면에서 소통에 다소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조금 안다고 해서 각 직군의 전문성을 넘어서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을 넘지 않는 게 제 소통 방식이라 볼 수 있겠네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우리는 하나의 팀'이라는 인식입니다. PM,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구분 없이, 이 프로덕트를 통해 풀어야 할 문제와 명확한 목표가 무엇인지 설정하고 모두가 동일한 양의 정보를 공유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통에서 오해나 마찰이 생기는 이유는 목표가 서로 다르거나,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목표와 정보가 동일하다면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치열한 논쟁은 다 가치 있고 서비스에 도움이 됩니다. 만약 정보 전달이나 목표 설정에서 오해가 생겨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발생했다면, 그건 100% 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Q. 리더로서 조직 운영의 원칙으로 "정보의 비대칭이 없고, 구성원의 성장이 성과로 이어지는 조직"을 꼽으셨습니다.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신이 나서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규환 님만의 조직 운용 방식과 문화가 궁금합니다.

정보 공유에 공을 많이 들입니다. 미팅에서 오간 주요 아젠다나 주간 회의 내용은 AI 스킬을 활용해 요약한 뒤, 팀리더를 포함한 전체 팀원들에게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유합니다. S&D 개발부문장이신 강진 님과는 늘 "우리는 뇌가 연결되어 있어야 팀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요.

또한 저희 조직에는 정기 리더 회의가 없습니다. 리더 회의를 별도로 두면 그들만의 리그에서만 정보가 폐쇄적으로 돌기 때문이죠. 전체 조직이 알아야 할 정보라면 문서로 작성해 전체 공개하는 것이 맞습니다. 대신 팀리더분들과는 식사나 커피를 함께하며 1:1 스몰 토크를 꾸준히 나누고, 그 과정에서 빠지거나 보정해야 할 맥락들을 자연스럽게 채워 나갑니다.

고규환님 (2)

일의 궁극적 목적은 함께 그리고 계속 성장하는 것

Q. 지난 15년간 국내 대표 IT 기업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해 오셨는데요. 많은 변화 속에서도 결코 타협하지 않고 지켜온 스스로의 '업(業)'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가요?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쌓이면서 스스로 내린 업에 대한 정의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뭔가를 만드는 일 자체가 좋았어요. 내가 만든 서비스를 타인이 직접 쓰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행복을 느꼈죠. 카카오에서 선물하기 서비스를 담당하던 시기, 스타벅스 매장에서 연세 있으신 분이 며느리가 보낸 바코드를 어떻게 쓰는지 몰라 망설이실 때 직접 알려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차마 "이거 제가 만들었어요"라고 말하진 못했지만요(웃음). 일상 속에서 제가 만든 제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걸 볼 때 느껴지는 뿌듯함이 일의 원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방향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같이 성장하고 성과를 내는 것에 훨씬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직전 직장을 떠날 때 동료들에게 받았던 롤링페이퍼에 "덕분에 많이 배웠고 성장했다"라는 글귀들이 적혀 있었는데, 제 커리어에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저라는 사람을 통해 동료들이 조금이라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저에게 가장 큰 일의 의미입니다.

Q. "11번가에서 커머스를, 카카오에서 성장을, 당근에서 스타트업을 배웠다"고 스스로의 커리어를 멋지게 정의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컬리'에서는 무엇을 배우고 채워나가고 계신가요? 과거의 다채로운 노하우들이 지금 컬리의 기획에는 어떻게 녹아들고 있나요?

컬리에서는 '업의 본질'을 배우고 있습니다. 컬리는 리테일과 커머스의 A부터 Z까지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매우 고되고 어려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다 운영할까 고민해 보면, 결국 고객에게 '진짜 좋은 것'을 전달하기 위함이거든요.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불가피한데, 고객이 같은 돈을 쓰더라도 더 좋은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리테일 본연의 역할이고 컬리는 그 본질을 아주 충실하게 실천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돌이켜보면 제 지난 커리어 경험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11번가 시절,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TF에서 경험했는데, 지금의 AI 시대를 맞이하는데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카카오 선물하기가 가파르게 폭발 성장하는 과정에서 조직과 프로덕트가 변하는 모습을 몸소 겪은 것도, 현재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컬리의 성장을 바라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당근에서 중고거래를 넘어 알바, 부동산 등 카테고리를 확장할 때 유저들의 저항을 줄이고 설득해 냈던 경험 역시, 컬리가 식품에서 뷰티와 패션으로 확장하는 과정에 유용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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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랫동안 개인 블로그를 운영해 오셨어요. 기술과 UX, 프로덕트 기획뿐 아니라 책을 읽고 난 후 느낌을 쓰신 서평 글도 꾸준히 쓰셨더라구요. 일에서도 그 외의 삶 속에서도 끈기있게 해내는 규환 님만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글쓰는 사람을 동경했어요.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분들을 존경했는데 그 영향으로 제가 리더가 된다면 글을 잘 쓰고 싶었어요. 잘 정돈된 글로 소통하는 것은 오해를 줄이고 훨씬 더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거든요. 그래서 꾸준히 읽고 쓰는 연습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잘하지는 못하지만 지금도 계속 노력 중이고요. 

꾸준히 업계에서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80%가 '운'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채용하면서 지원자분들 스펙을 보면 정말 대단하거든요. 저는 과거 토익 300~400점대였는데, 요즘 분들은 기본이 900점 이상에 훌륭한 역량을 갖추고 계시니까요. 그저 제가 좋아하는 일이 시대의 흐름과 잘 맞아떨어졌고, 감사하게도 그 흐름의 앞자리에 있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어요.  운도 좋았지만 현재의 내 모습이나 내가 아는 지식이 완벽하지 않고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틀린 점은 빠르게 수정하려고 하죠. 그러려면 계속 움직일 수 밖에 없어요.

Q. 11번가, 카카오, 당근, 그리고 컬리에 이르기까지 국내 대표 IT 프로덕트들의 성장 과정을 현장에서 함께 만들어오셨는데요. 규환 님이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최종적인 커리어 목표는 무엇이며, 함께할 미래의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이 일을 오래도록 계속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늦은 나이에 낳은 딸아이가 이제 일곱 살이 되었는데요. 아내와 자주 이야기합니다. "우리 삶의 목표는 이 아이를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으로 잘 키워내고, 독립했을 때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요. 그때까지 건강과 경제적 기반을 지켜내려면, 버티는 삶이 아니라 시장에서 저를 계속 찾아주도록 스스로 역량과 성과를 계속 증명해 내야 하죠. 그 과정이 이제는 제가 실적을 내는 형태라기보다는 저보다 뛰어난 동료들이 성공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뒤에서 키워내고 돕는 것이 지금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머스나 리테일 인더스트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컬리는 정말 좋은 회사입니다. 직군을 불문하고 리테일의 A부터 Z까지 깊이 있게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곳이죠. 커머스의 끝판왕에서 배우고 있으니 제가 컬리를 떠나는 날이 커머스 업계를 떠나는 날일 것 같아요. 

고규환님 (6)

일하는 마음은 컬리인들의 커리어 인터뷰 콘텐츠 입니다. 컬리의 매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과 원칙으로 일하고 있는지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