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반찬 좋아하세요? 매일 밥처럼 먹는 반찬, 누구나 있을 텐데요. 사 먹는 반찬의 세계를 연 반찬 브랜드가 있습니다.
"반찬으로 술안주로, 그냥 이것만 식사 대용으로도 먹어요."
- 컬리 고객 후기 중

부친 두부 위에 각종 채소를 올리고 계란물을 부어 구운 두부야채전. 컬리에서 한 달에 2만 장 가까이 팔리는 인기 상품입니다. 데우기만 하면 누구나 잘 먹는 맛있는 찬이 완성돼요. 두툼하고 간도 적당해 건강한 한 끼 식사로 즐길 수도 있습니다. 이 두부야채전은 올해 9월까지 판매량이 벌써 지난해 1년치를 넘어 섰어요. 매일 수백 개의 전이 대구의 한 공장에서 한 장씩 손수 만들어집니다. 컬리의 대표 반찬 브랜드, 진가네반찬을 통해서요.
함바집 아들, 반찬가게를 잇다
1990년대, 대구광역시. 최현주 님 부부는 건설 현장 앞에 식당을 냈습니다. 돈이 된다는 말에 무작정 시작한 일명 '함바집'. 경북 지역에서 함바집을 운영하며 어깨 너머로 음식을 배웠어요. 매일 수백 수천 명의 밥을 차리기 바빠 두 아들의 식사는 자주 챙기지 못했습니다. 20여년 함바집을 하다 대구에 식당을 차렸어요. 사람들이 늘 줄을 서 먹는 해물칼국수 맛집이었죠.
현주님은 그즈음 함께 사는 시어머니를 위한 찬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이가 편찮은 어르신이 먹을 수 있는 반찬이 필요했거든요. 매일 수고롭게 두 개의 찬을 하다 보니 '이왕 하는 거 많이 만들어 팔아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십 년간 제육볶음 4인분이 아닌 40인분을 기본으로 해와서 많이 만드는 건 도사였으니까요. 2010년, 첫 반찬가게를 열었습니다.

반찬가게의 개념도 생소하던 시절, 현주님은 작은 용기에 반찬을 소분해 팔았어요. 처음엔 시장처럼 한꺼번에 담아두고 덜어가게 했는데, 손님마다 가져가는 양과 속재료가 달라 관리하기 힘들었습니다. 작은 그릇에 정량씩 나눠 파니 신선도가 유지되고 재고 파악도 쉬웠죠. 당시 대구엔 작은 용기를 파는 곳이 없어서 서울 방산시장에 가서 샘플을 보고 몇 줄씩 조달해 왔습니다. 주부가 반찬을 사 먹이면 흉 보던 때였지만, 입소문이 나며 사람이 점점 늘었습니다. 첫째 아들 진성엽 님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반찬을 많이 사 먹어서 놀랐어요.
"군대 갔다 첫 휴가를 나왔는데, 식당은 없어지고 반찬가게만 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반찬가게 매상이 100평짜리 칼국수집하고 비슷했어요."
- 진가네반찬 진성엽 대표

그 시절, 대학생들 사이에선 온라인 쇼핑몰을 만드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성엽 님은 부모님의 반찬가게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학과 교수님께 말씀드리니, 교수님은 '반찬가게가 뭐냐'고 물었죠. 성엽 님은 매장에서 가장 잘 나가던 계란말이, 제육볶음을 갖다 드렸습니다. 교수님은 설명을 듣더니 맛있다며 1년 정도 부모님을 도와드려 보라 권했어요. '전공 살려 몇 년 일해야 버는 돈을 반찬가게가 이미 벌고 있지 않냐'면서요.
결심하고 휴학한 후 가게에 나가니 어머니는 장 보는 것부터 시켰습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시장에서 장을 봐 오고, 물건을 넣고 재료를 손질했어요. 요리는 못 하고 배울 시간도 없어서, 조리사들이 만든 찬을 포장하고 판매하며 묵묵히 일했습니다. 3개월 후, 성엽 님이 주도한 2호점을 율하동에 열었어요. 오픈 첫 달 매출만 수천만 원, 대박이 났습니다.
성엽 님은 가게 블로그를 만들어 매일 만든 반찬 사진을 찍어 올렸어요. '이 반찬 언제 나오냐'는 문의에 하나 하나 답변을 달아줬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하니 '대구 반찬가게'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진가네반찬이 가장 위에 떴어요. 전라도, 강원도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왔죠. 2호점을 연 지 반년 후, 백화점에서 입점을 제안했습니다. 알고 보니 백화점 대구점장의 가족이 이미 진가네반찬을 매일 사 먹고 있었어요. 그렇게 하나 둘 매장이 늘었습니다.
누가 봐도 사람이 손수 만든 반찬
네 개의 매장을 운영하던 진성엽 대표는 공장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한 매장의 책임자가 아프거나 자리를 비우면, 그날 반찬을 만들 수 없었거든요. 막상 공장을 짓고 나니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매장과 공장 모두 수제 반찬을 원칙으로 했기에 인건비를 줄일 수도 없었죠. 새로운 판로가 필요했습니다.
2017년, 진성엽 대표는 컬리에 입점을 문의합니다. 가게 홈페이지를 구상할 때부터 컨셉이 남달라 눈여겨 본 곳이었어요. 인기 반찬 샘플을 보내자 몇 차례 수정을 거쳐 출시가 결정됐습니다. 첫 발주서를 받았는데 수량이 너무 많아 오타가 난 줄 알았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반응이 좋아 담당 MD는 수량을 더 늘리자고 했죠. '온라인 시장이 어머어마하구나' 깨닫는 계기였습니다.



반찬은 유통기한이 극히 짧습니다. 물류센터로 전달하는 시간까지 빼면 판매 기한은 며칠 남짓이죠. 당시 유일하게 풀 콜드체인을 갖춘 컬리는 대구에서 만든 반찬을 전국으로 신선하게 전달했습니다. 2018년, 전지현을 모델로 한 컬리의 첫 TV 광고가 방영되며 진가네반찬도 '초 대박'이 났어요. 30분 만에 모든 상품이 동나고 공장은 늘 비상 가동 체제였습니다. 이후 꾸준히 충성 고객이 늘며 컬리의 대표 브랜드가 됐어요.
"진가네반찬은 컬리의 올타임 베스트셀러예요. 진미채, 오이소박이, 생깻잎김치가 대표 상품인데요, 깻잎김치는 진가네만의 양념으로 대용량 상품도 잘 팔립니다. 각종 전과 나물류도 꾸준히 나가는데 최근 두부야채전은 인기가 너무 많아서 공장에서 전용 부침틀까지 만들었어요. 더 많이, 안정적으로 만드려고요."
- 컬리 상품본부 이효선 반찬팀장
컬리에서 판매 중인 진가네반찬 상품 수는 90여개. 재료를 준비하는 데 일부 기계를 쓰지만, 모든 음식은 손으로 직접 만듭니다. 진성엽 대표는 '사람이 기계보다 빠르다'고 말해요. 진가네의 조리 전문가들은 '전으로 예술을 한다'고요. 매일 수백 장의 전을 부쳐도 일정한 크기와 모양으로 정갈하게 만들어져요. 대량 생산한 반찬이 보편화됐지만, 진가네반찬은 누가 봐도 사람이 만든 반찬을 추구합니다. 직접 손으로 만들어 손님상, 제사상에 올려도 손색 없는 정성어린 반찬을 지향해요.
컬리 김슬아 대표는 '소피's Kick' 반찬 편에서 진가네반찬을 경상도를 대표하는 반찬 브랜드로 소개해요. 경상도식 반찬은 어떤 맛일까요?
"한 마디로 밥 반찬인데 술안주로도 먹을 수 있어요. 강한 감칠맛이 있죠. 김치에 멸치를 갈아 넣은 육젓을 넣거나, 대구 지역의 삼화 간장을 쓰는 등 식재료부터 달라요. 부추김치도 서울에선 잘 모르더라고요? 부추로 김치를 담근 건데, 익으면 파김치보다 훨씬 감칠맛이 좋아요. 짜파게티엔 부추김치입니다."
- 진성엽 대표
진성엽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쥐포간장볶음이에요. 매콤한 양념이 아닌 간장으로 볶아 6살, 4살 딸들도 좋아합니다. 반찬으로, 술안주로 즐겨 먹어서 늘 집에 두세 팩은 있는 반찬이에요.
오직 컬리에서만 만나는 어머니의 손맛

진가네반찬은 대구 매장을 제외하면 오직 컬리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 유통사에 납품해 봤지만, 컬리의 매출을 따라가질 못 해요. 백화점에서 반찬을 사는 사람들이 컬리에서 진가네반찬을 찾는다는 결론에 컬리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2023년, 컬리 창원 물류센터가 생기며 경상 지역의 수요를 더 쉽게 맞추게 됐죠. 재료 하나 하나 따지고 수시로 의견을 내는 MD가 성가실 때도 있지만, 결국 매출로 이어지니 유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무엇보다 컬리 MD의 힘을 믿어요. 상품만 보내면 알아서 팔아 주고 품질과 고객 관리까지 모두 도맡아 해주니까요.
5년 전부턴 진성엽 대표의 동생도 합류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동생 진준우 본부장은 어머니인 현주님의 음식 솜씨를 물려 받아 직접 음식을 하고 매장을 관리해요. 형은 브랜드를 총괄하고, 동생은 오프라인 매장을 맡아 투 트랙으로 가업을 잇는 중입니다. 평생 먹어 온 음식이라 계절에 따라 직감적으로 레시피를 수정하고 발전시켜요. 진성엽 대표는 해외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벤치마킹해 다음 스텝을 꿈꾸고 있습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일본에서 RF1(알에프원)을 보고 온 적이 있어요. 일본 백화점 식품관에 있는 브랜드인데, 샐러드와 반찬류를 고급화한 곳이죠. 더 높은 품질의 음식으로 믿고 먹는 반찬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 진성엽 대표

밑더브랜드(Meet the Brand)는 브랜드를 만든 사람에 집중합니다. 그만의 철학과 삶으로 초대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