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비극으로 국민 생선, 명태에 대한 기억을 잃은 우리나라. 덕화명란은 전통을 연구하고 현대식으로 상품화하며 명란의 DNA를 되살려 나갑니다.
✨ 1편 '좋은 명란의 기준, 덕화명란'에서 이어집니다.

명태는 북극과 가까운 알래스카 베링해, 캄차카반도 연안 오호츠크해에서 가장 많이 나옵니다. 수확한 명태는 선상에서 평균 8시간 내 급속 동결해요. 배 안에 명란을 채취하고 동결하는 첨단 공장이 내장돼 있어 갓 잡은 신선함이 유지됩니다. 명란은 가장 비싼 가격을 부르는 바이어에게 낙찰되는 최고가 경매 방식으로 판매돼요. 러시아 연안 오호츠크해에서 잡힌 명란은 대개 부산 감천항에서, 미국 베링해산 명란은 시애틀 경매장에서 검품을 받고 판매됩니다. 덕화명란은 2025년까지 총 6번 세계 최고가 명란을 낙찰 받았어요.
명란은 만들기 아주 까다로운 식품입니다. 감천항에 들어온 명란은 공장으로 이동해 해동을 거쳐 손수 부드럽게 세척합니다. 이후 염지액과 소금을 골고루 섞어 재우는 1차 염지가 끝나면 연분홍빛 백명란이 나와요. 2차로 더하는 조미나 숙성에 따라 다양한 명란 상품이 탄생하죠. 알을 고르고, 흑막을 걷어낸 후 우리가 익히 보는 명란으로 모양을 잡는 작업은 고도로 숙련된 손기술을 요합니다. 덕화명란의 전문 기술인들은 오직 가위 하나만으로 명란을 만들어요. 명란을 가위로 가공하는 건 한국만의 기술입니다. 일본은 명란을 자르고 성형하는 작업을 각각 분리해 칼로 하는데, 한국인은 두 작업을 한번에 가위로 해내죠. 수십 년간 명란을 만든 덕화명란의 여사님들은 지역 학자들의 연구 주제가 될 만큼 수산업사에서 특별한 존재입니다.



“2002년부터 일했는데, 처음엔 아주 어려웠어요. 명란이 연해서 신생아 다루듯 해야 해서요. 시작은 좋은 명란을 선별하는 것부터 해요. 정란, 가무코, 반가무코* 등 온전한 명란이냐, 미성숙란이냐에 따라 먼저 분류해요. 그걸 알아볼 수 있게 되면 성형을 시켜요. 머리 쪽을 잘 다듬어서 배꼽이 위로 올라가지 않게 예쁘게 다듬죠.”
- 박희숙 작업반장
“숙련자가 되려면 최소 1-2년 정도 걸려요. 현재 작업하는 여사님들이 50명 정도 되는데, 이런 분들이 점점 줄어드는 게 현실입니다. 지금 저희가 먹고 있는 명란이 가장 퀄리티 높은 상품일지도 몰라요.”
- 장종수 대표
*정란: 머리, 꼬리, 배꼽 등 온전한 형태를 갖춘 명란 / 가무코·반가무코: 미성숙란·절반이 미성숙란
덕화명란은 모든 상품에 첨가물을 최소화합니다. 주요 부재료인 고춧가루, 청주, 맛술, 가쓰오다시 모두 국내 제조사의 재료만 엄격히 선별해 써요. 인공 색소나 보존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채소에서 추출한 자연 재료만 사용합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덕화발효유산균’을 더해 천연 발색제가 활성화되도록 해요. 좋은 원료와 숙련된 전문 인력, 첨단 기술이 결합해 최고의 명란이 완성됩니다.
A급 중에서도 A+급은 선물세트로 만듭니다. ‘청주로 빚어낸 명장 명란’은 故장석준 명장의 제조법으로 만든 최고급 상품이에요. 설을 앞두고 컬리는 다양한 구성의 명란 선물세트를 준비했습니다. 덕화명란 대표 상품이 담긴 시그니처 세트, 실속형 선물세트까지 원하는 날짜에 미리 주문해 받을 수 있어요. 두 전문가의 ‘명란 맛있게 먹는 팁’을 참고해 올해 설 선물을 골라 보세요.
“저는 명란 본연의 맛을 좋아해요. 가위로 쓱쓱 잘라서 다진 청양고추에 마늘, 깨소금 조금 넣고 버무려 먹어요.”
- 박희숙 작업반장
“백명란과 참기름을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죠. 마늘, 고춧가루도 약간 넣어서 양념을 해서 밥에 비벼 먹는 걸 좋아해요.”
- 장종수 대표

과거를 복원하고 미래로 나아가다
덕화명란의 상품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일본 카라시멘타이코처럼 절이고 숙성한 저염 명란, 김치처럼 양념을 무친 한국식 명란, 한반도 명란의 원형인 발효한 조선 명란이에요. 대를 이어 사라진 명란을 부활시킨 장종수 대표는 2022년, 수산식품 분야 명인으로 선정됐습니다. 명장의 철학을 이어 역사를 재현한 공로를 인정 받았어요.


최근엔 명란에 대한 고서적들을 파는 중입니다. 명란을 만드는 방법을 최초로 기록한 책 『조선요리제법』 복각본을 국내 경매에서 구해 재출간을 검토하고 있어요. 『조선요리제법』은 1917년 당시 이화여자전문학교 가사과 교수였던 방신영이 쓴 책으로, 전통 음식의 제조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료입니다. 최근엔 일본의 한 고서점에서 북한 버전의 명란 서적도 만났어요. 자이니치* 환경 운동가가 건네 준 『조선료리전집』입니다. ‘역사 연구하는 분께 있어야 빛이 날 것’이라며 받은 소중한 자료죠. 이런 도움들과 함께 장종수 대표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자이니치: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한 한국인과 그 후손들
“맛이라는 게 혀로 느끼는 것만이 아니에요. 음식엔 역사와 사회, 환경적 요소가 다함께 담겨 있죠. 관능적인 맛뿐만 아니라 이런 가치들을 모두 충족해야 진정한 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파고들지 않았다면 우리도 역사를 왜곡하는 역할을 했을 수도 있죠. 명란의 역사와 맛을 제대로 이어가면서 더 좋은 명란을 만들고 싶습니다.”
- 장종수 대표

밑더브랜드(Meet the Brand)는 브랜드를 만든 사람에 집중합니다. 그만의 철학과 삶 속으로 초대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