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picure] 입안 가득 달콤하게, 메리 크리스마스!

2024.12.10

슈톨렌, 파네토네, 팡도르…. 밀가루, 설탕, 달걀, 말린 과일과 향신료가 들어간 이 빵의 공통점은 달달하고 향긋하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먹는다’입니다. 종교적 기념일의 역사만큼이나 의미도 전통도 오래되었죠. 그 시대의 가장 귀한 재료에 정성과 사랑을 담아 구웠습니다. 여기에 장작을 닮은 초콜릿 롤 케이크 부쉬드노엘과 스페인 누가로 불리는 바삭 고소한 뚜론, <크리스마스 캐럴>에 등장하는 브랜디에 불 붙인 플럼푸딩까지. 발상지의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서 함께 즐기는 크리스마스 디저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이 계절의 달콤함 중 구독자 멤버님을 제일 행복하게 해주는 건 무엇인가요?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누며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풍요로움, 새해의 행운을 빌어보세요. LOVE FOOD, LOVE LIFE!

낯선 이름의 뜻부터 맛과 향을 좌우하는 주재료까지, 유럽 곳곳의 유서 깊은 디저트를 비교하며 폭넓게 탐구해 보세요. 어느새 구독자 멤버님의 미식 세계도 드넓어질 거예요.

떠나고 싶은 나라를 골라 보세요.

연말이 되면 평소 챙기지 못한 마음을 한 조각의 달콤함으로 대신하곤 하죠. 이번 크리스마스, 디저트로 어떤 마음을 나누고 싶나요? 그 마음을 대신해 줄 디저트를 추천할게요.

나누고 싶은 마음을 골라 보세요.

크리스마스 디저트를 더 분위기 있게, 보다 풍성하게 즐기는 방법입니다. 디저트의 본 고장인 3곳의 나라, 3개의 디저트, 3가지 페어링 팁을 소개할게요.

슈톨렌 + 글뤼바인
프랑스에 뱅쇼가 있다면 독일은 글뤼바인이죠. 설탕, 오렌지껍질, 레몬껍질, 정향, 팔각, 넛맥파우더를 섞어 끈적한 시럽이 될 때까지 캐러멜라이징한 다음 레드와인을 부어 5분간 끓이면 완성입니다. 독일 겨울 축제에 빠지지 않는 전통적인 조합이에요.

파네토네 + 마스카르포네
이탈리아의 대표 디저트와 치즈가 만났어요. 파네토네의 발상지 밀라노에선 파네토네에 마스카르포네를 곁들여 한층 부드러운 식감으로 즐기곤 합니다. 여기에 리몬첼로나 모스카토 와인을 페어링하면 상큼한 풍미가 극대화될 거예요.

진저브레드 맨 + 에그노그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우유, 크림, 달걀, 설탕 등을 섞어 만든 에그노그를 즐깁니다. 진저브레드 맨의 스파이시한 풍미와 에그노그의 부드러운 질감이 어우러져, 한 조각 그리고 한 모금만으로도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주죠.

파네토네와 슈톨렌 속엔 각각 ‘발효종’과 ‘마지팬’이라는 생소한 재료가 들어가요. 2가지 디저트가 품고 있는 특별함을 찾아, 속 깊숙이까지 파헤쳐 봤어요.

파네토네, 발효가 만든 폭신함

정통 파네토네 속엔 ‘파스타 마드레(Pasta Madre)’ 또는 ‘리에비토 마드레(Lievito Madre)’라는 천연 발효종이 들어가요. 밀가루와 물을 섞은 후 자연 발효시켜 발효종을 만드는데, 바로 이 발효종 덕분에 파네토네 특유의 공기층이 생성되고 폭신한 질감이 탄생하죠. 발효종의 은은한 산미로 인해 속 재료인 설탕에 절인 오렌지 껍질과 건과일의 풍미 또한 짙어져요.

오븐에서 갓 구운 파네토네는 거꾸로 매달아 건조시킵니다. 빵을 식히면서 한껏 부푼 모양이 중력으로 인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에요. 이 과정을 통해 수분을 고루 퍼뜨릴 수 있어 파네토네의 질감이 한층 더 촉촉해집니다.


슈톨렌, 그 속의 마지팬을 아시나요?

새하얀 슈톨렌을 반으로 가르면 동그란 모양에 점토 같은 질감을 가진 마지팬을 볼 수 있죠. 마지팬은 아몬드 가루와 설탕을 섞어 만든 반죽입니다. 고소한 풍미만큼이나 역사 또한 깊은데, 14세기 중동에서부터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거쳐 유럽에 전파되었죠. 초기엔 귀족들만 누릴 수 있는 사치품이었지만, 16세기 설탕 무역이 활성화되고 아몬드가 대중화되며 마지팬은 유럽 전역에서 사랑받는 재료가 되었답니다.

‘슈톨렌은 한국에 들어와 어떻게 변화했을까?’ 리치몬드과자점과 메종엠오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무이 ‘한국식 슈톨렌’의 탄생 스토리부터 맛있게 즐기는 팁까지 전해드려요.

1979년 서울 마포구에서 시작해, 창업자 권상범 제과 명장의 명맥을 그의 아들 권형준 셰프가 2대째 이어가고 있다. 1980년 우리나라 최초로 밤식빵을 선보인 곳으로, 연말이 되면 밤으로 만든 마지팬을 활용한 밤 슈톨렌을 출시한다.

Q ‘밤 슈톨렌’의 탄생 배경이 궁금해요.
정통 슈톨렌 속 ‘아몬드 마지팬’과 ‘럼에 절인 과일’을 어렵게 느끼는 분이 많더군요. 그래서 ‘밤 마지팬’과 럼에 절이지 않은 말린 크랜베리와 살구 등을 넣어 밤 슈톨렌을 만들었죠. 밤식빵, 밤파이가 저희의 시그니처인 만큼 밤을 주재료로 한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어요.

Q 밤 이외에도 맛의 핵심을 이루는 재료가 있나요?
A 호불호가 갈리는 건포도 대신 초코칩으로 씹는 맛을 더했어요. 진한 바닐라 향이 포인트인데, 국내산 밤의 고소함, 과일의 화사함, 초콜릿의 달콤함 속에서 맛과 향의 중심을 잡아줘요.

Q ‘밤 슈톨렌’을 맛있게 즐기는 팁을 알려주세요.
커피, 홍차는 물론이고 위스키와도 잘 어울려요. 밤과 바닐라의 존재감이 강한 만큼 따뜻한 우유나 우유를 응용한 음료를 곁들여도 좋습니다.

위)메종엠오 ‘마들렌 슈톨렌 아파르타제’、아래)리치몬드 과자점 ‘밤 슈톨렌’

프랑스와 일본에서 쌓은 셰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클래식한 구움과자부터 독창적인 디저트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을 선보인다. 마들렌 10배 크기에 달하는 마들렌 슈톨렌 아파르타제는 그들의 연말을 눈코 뜰 새 없이 만드는 시그니처 디저트다.

Q ‘마들렌 슈톨렌 아파르타제’의 탄생 배경이 궁금해요.
A 슈톨렌의 매력을 쉽게 전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마들렌을 슈톨렌처럼 거대하게 만들어 볼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독특한 비주얼로 재미도 주고 여럿이 모여 즐길 수 있도록요. 반죽을 발효시키지 않고 마들렌 모양으로 구워 가장자리는 바삭하고 중간부는 촉촉한 식감으로 슈톨렌 맛을 즐길 수 있어요.
*아파르타제(Apartage) : 프랑스어로 ‘나누다’라는 뜻.

Q 거대한 마들렌 형태 이외에 또 어떤 특별함이 있나요?
빵 겉면에 묻히는 설탕에 ‘올스파이스’를 곱게 갈아 넣어요. 그 고급스러운 향이 진한 버터의 풍미, 과일의 산미, 아몬드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깊은 단맛을 만들죠. 큐브 형태로 작게 썬 마지팬은 중간중간 아몬드와 함께 씹는 재미를 줍니다.

Q ‘마들렌 슈톨렌 아르파타제’를 맛있게 즐기는 팁을 알려주세요.
A 보통의 슈톨렌과 다르게 파운드케이크처럼 도톰하게 썰어야 겉바속촉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은은하게 퍼지는 올스파이스 향 덕분에 따뜻한 홍차와 어울림이 훌륭하고, 와인과 페어링 해보시는 것도 추천해요.

Q 이번 크리스마스에 새로운 디저트를 선보인다 들었어요.
A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레드와 그린 컬러를 각각 체리, 피스타치오 맛의 타르트로 표현했어요. 가볍게 휘핑한 생크림이나 아이스크림을 곁들이면 더 근사하게 즐길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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