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친숙한 음식을 다각적으로 바라보면 우리가 몰랐던 미식 세계가 열립니다. 파스타는 그런 음식의 이면을 탐구해 보기 좋은 주제이죠. 사실 파스타는 쉽게 생각하면 간단하지만, 깊게 파고들면 복잡한 음식이에요. 면의 종류만 해도 수백 가지가 넘으며, 소스와의 조합에 따라 무한하게 확장시킬 수 있으니까요. 이토록 방대한 세계에서 어떻게 재료를 선택하고 요리해야 할지 차근차근 안내해 드릴게요. 더 나아가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생면 만드는 방법도 준비했으니 꼭 도전해 보세요. LOVE FOOD, LOVE LIFE!


모양도 이름도 가지각색인 파스타 면. 생김새에 따라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소스를 머금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면의 길이, 두께, 접힌 형태마다 최적의 궁합을 이루는 소스는 따로 있답니다. 지금껏 몰랐던 파스타 면의 공식을 알고, 내 취향의 조합을 찾아보세요.



Q. 파스타 면은 대부분 ‘듀럼밀’로 만들어지는데요, 듀럼밀은 어떤 밀가루인가요?
듀럼밀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밀과는 다른 품종이에요. 연노란색을 띠며, 밀 단백질 함량이 높아 무척 단단한 편이랍니다. 듀럼밀 세몰리나는 듀럼밀을 갈아 만든 가루를 뜻하는데요. 일반 밀에 비해 입자가 크고 거친 덕분에, 파스타의 탄력 있는 식감을 만들어 내요.
Q. 파스타 면을 만드는 방식이 맛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파스타는 크게 생 파스타와 건 파스타로 나뉘는데요. 건 파스타는 틀에서 높은 기압으로 반죽을 밀어낸 뒤 면을 건조하는 공정을 거쳐 완성돼요. 이때 틀의 재질이 차이를 만들어 내죠. 청동으로 된 틀은 파스타 표면을 거칠게 해 소스가 잘 달라붙게 만들어 준답니다. 다음으로는 건조 방법을 살펴보세요. 저온에서 천천히 오랜 시간 말린 파스타는 탄력을 오래 유지하며, 듀럼밀 고유의 색과 향을 간직한답니다.
Q. 파스타의 두께나 모양마다 특히 잘 어울리는 소스 조합을 추천해 주세요.
- 얇은 면 : 올리브오일, 토마토 등을 사용한 가벼운 액체 소스
- 두꺼운 면 : 치즈, 버터, 가공육 등을 사용한 묵직하고 진한 크림, 라구 소스
- 숏 파스타 : 소스가 표면에 잘 배기 때문에 부재료를 넣은 가볍거나 혹은 진한 소스
Q. 파스타는 알덴테로 삶아야 맛있을까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알덴테란 씹는 느낌이 살아 있는 탱탱한 면의 상태를 말하는데요. 건면인지 생면인지 혹은 파스타의 모양과 두께 등에 따라 그에 잘 어울리는 식감이 존재합니다. 포장지에 적힌 시간을 따르는 것을 추천드리지만, 직접 맛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소금을 넣는 것인데요. 물 1L 기준으로 천일염 10g을 넣어야 면이 맛있게 삶아진답니다.

무궁무진한 파스타의 종류만큼 파스타를 만들어 내는 브랜드 또한 넘쳐나죠. 익숙한 브랜드부터 이탈리아 정통을 고수하는 아티장 브랜드까지, 파스타 품질을 좌우하는 요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소개합니다. 브랜드의 진가를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추천 상품도 함께 준비했어요.


카바텔리
Cavatelli
생면 파스타를 집에서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특별한 도구 없이 밀가루, 물, 소금만 있어도 도전해 볼 수 있어요. 페리지 셰프가 추천하는 생면 파스타는 핫도그 빵처럼 생긴 작고 귀여운 생면, 카바텔리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서 많이 먹는 전통 파스타랍니다.

재료 (120g, 1인분 기준)
세몰라 리마치나타 60g, 중력분 15g, 물 37g, 소금 8g
RECIPE
[반죽하기]
1. 세몰라 리마치나타와 중력분을 체로 곱게 거르고, 준비한 볼에 넣어 섞습니다.
2. 조그만 냄비에 물과 소금을 넣고 물 온도가 40°C가 될 때까지 끓입니다.
3. ①에 ②의 물을 넣어 골고루 섞은 후 반죽을 7~8분간 치댑니다.
Tip. 손으로 눌렀을 때 원상태로 돌아오면 제대로 만들어진 반죽이에요.
Tip. 쫄깃한 식감을 원한다면 더 오래 치대거나, 넣는 물의 양을 조금 줄여주세요.
4. ③의 반죽을 동그랗게 뭉쳐 비닐랩으로 감싼 뒤, 실온에 30분간 두어 휴지합니다

[성형하기]
1. 휴지가 끝나면 반죽을 2등분 하고, 둘 다 긴 막대 모양이 될 때까지 손으로 밉니다.
Tip. 반죽 두께는 0.7~0.8cm 정도가 적당해요. 반죽이 마르지 않도록 중간중간 분무해 주세요.
2. ①의 반죽 2개를 11자 모양이 되도록 하나로 합치고 2cm 길이로 썰어냅니다.
3. ②의 반죽 조각이 등호(=) 모양이 되도록 방향을 돌리고, 검지와 중지 끝을 반죽 틈 위에 나란히 올립니다.
4. 검지와 중지로 반죽 윗부분을 누른 상태에서 반죽을 몸 쪽으로 끝까지 눌러 당깁니다.
Tip. 손가락 힘에 의해 반죽이 얇게 늘어나면서 검지와 중지 손톱을 올라타듯 안으로 말려야 해요.
5. ②의 모든 반죽 조각들이 핫도그 빵과 유사한 형태가 되도록 ④의 과정을 반복합니다.
6. (생략 가능) 카바텔리 표면에 줄무늬를 새기고 싶다면, 미리 준비한 뇨끼 보드 위에서 ④의 과정을 반복합니다.
카바텔리 알라 노르마
Cavatelli alla Norma
직접 만든 생면 카바텔리를 맛있게 즐기려면 가장 잘 어울리는 소스와 식재료의 조합을 찾아야 해요. 페리지 셰프가 추천하는 조합은 바로 신선한 토마토소스와 가지, 리코타 치즈, 바질 등을 더하는 것이죠. 시칠리아에서 즐겨 먹는 ‘파스타 알라 노르마’는 씹을수록 쫄깃한 생면의 식감과 새콤달콤한 토마토소스를 잘 느껴볼 수 있는 메뉴입니다.

재료 (1인분 기준)
가지 1/2개, 마늘 1톨,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45mL, 방울토마토 8개, 물 1L, 소금 30g, 화이트 와인 10mL, 토마토소스 150g, 카바텔리 120g, 후추 1/2작은술, 바질 잎 8~9장, 리코타 치즈 30g,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약간
RECIPE
1. 가지는 껍질을 벗겨 2~3cm 길이로 자릅니다.
Tip. 씨앗이 많은 부위는 조리 시 쓴맛이 날 수 있으니 제거하세요.
2. 마늘은 0.1cm 두께로 얇게 편 썰어 올리브오일에 담가두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가릅니다.
3. 냄비에 물 1L와 소금 20g을 넣고 끓여 카바텔리 삶을 준비를 합니다.
Tip. 물의 양이 적으면 카바텔리가 제대로 삶아지지 않아요.
4.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①의 가지를 약불에서 볶습니다.
Tip. 이때 소금으로 살짝 밑간을 해주면 더 좋습니다.
5. 가지가 부드러워지면 ④에 ②의 방울토마토를 넣고, 중불에서 볶아 토마토 향을 살린 뒤 서서히 약불로 줄입니다.
6. ⑤에 ②의 마늘을 넣고, 색이 나지 않도록 약불에서 40초간 볶아가며 은은하게 향을 냅니다.
7. ⑥에 화이트 와인과 토마토소스를 넣고 약불에서 천천히 끓입니다.
Tip. 시판용 토마토소스 모두 활용 가능해요. 이탈리아 정통 파스타 맛을 구현하고 싶다면 마리나라 소스를 첨가해 보세요.
8. ③의 물이 끓으면, 만들어둔 카바텔리를 넣어 2~3분간 삶아냅니다.
Tip. 카바텔리가 다소 두껍거나 마른 상태일 경우 4분 정도 익혀주세요.
9. ⑧의 카바텔리가 잘 익으면 건져내 ⑦에 넣고, 소스를 잘 머금도록 1분 정도 저어가며 끓입니다.
10.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찢은 바질 잎 5장과 올리브오일 1큰술을 뿌리고 불을 끕니다.
11. 준비한 접시에 파스타를 담고 리코타 치즈와 바질 잎 3~4장, 곱게 간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올려 장식합니다.
PAIRING
풍부한 과일 향, 부드럽고 실키한 탄닌, 산미가 좋은 레드 와인과 잘 어울려요.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든 이탈리아 안티노리 사의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나 미국 도멘 드루앵 사의 ‘던디 힐 피노누아’와 함께 즐기기를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