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엔지니어링팀 김근청님_#군대썰 #회냉면 #비냉vs물냉
전 비냉보단 물냉파입니다.
“근청님이 취향을 갖게 된 첫 순간은 언제였나요?”
어릴 때부터 냉면을 즐겨 먹었습니다. 시원하고 새콤한 맛이 좋았거든요. 메뉴판에 냉면이 보이면 망설임 없이 고를 정도였죠. 회냉면을 처음 접한 건 강원도 인제에서 군복무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외출을 나와서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회냉면 하나만 파는 곳이었거든요. 다른 선택지가 없어 시킨 거였지만 쫀득한 명태회 고명과 새콤한 양념의 조합이 의외로 좋아 외출 때마다 일부러 찾아가게 됐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제 취향을 알려준 냉면집이 사라졌습니다. 아쉬움을 남긴 채 저는 전역을 하게 되었고요. 그 시점에는 냉면과 고기를 함께 주는 매장이 유행하면서 회냉면을 파는 곳을 찾기가 어려워졌어요. 그렇게 회냉면은 차츰 제 기억에서 잊혀 갔습니다.
컬리에 입사 후, 제가 냉면 덕후라는 것을 아는 동료가 냉면 하나를 추천했습니다. '올면 속초식 명태회냉면'이었어요. 군대 시절의 맛있는 추억이 떠오르며 반가운 마음에 곧장 주문했습니다.
이 제품이 제 취향이 된 건 간단합니다. 면만 삶으면 돼 부담 없이 꺼내 먹기 좋거든요. 술을 먹은 다음 날, 해장으로도 잘 맞죠. 동치미 육수와 양념장이 따로 들어 있어 기분에 따라 물냉, 비냉으로 만들어 먹는 재미도 있어요. 저는 시원한 물냉으로 먹을 때가 많습니다. 가끔은 명태회 고명을 따로 밥과 같이 먹기도 해요. 앙념이 잘 배어 있어서 밥반찬으로도 제격이죠. 말하다 보니 간단하지는 않네요. 가장 중요한 점은 속초까지 가지 않아도 집에서 간편하게 회냉면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그게 계속 장바구니에 담게 되는 이유입니다.

➕ 취향 한 스푼
강원도 속초에는 빨갛게 무친 명태회를 고명으로 얹어 먹는 명태회냉면이 있어요. 이 음식은 6·25 전쟁 이후 속초로 내려온 함경도 실향민들의 음식 문화에서 비롯되었죠. 전쟁이 끝난 후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자 했던 함경도 출신 피란민들이 대거 정착하면서 한때 속초는 도시 전체 인구의 약 70%가 실향민으로 추정될 정도였습니다.
본래 함경도에는 감자 전분으로 만든 함흥 농마*국수가 유명해요. 바닷가 지역에서는 농마국수에 고기가 아닌 쉽게 구할 수 있는 회를 고명으로 얹은 회국수를 즐겨 먹었죠. 이때 올렸던 회는 원래 신선한 가자미를 매콤하게 무친 것이었는데 속초는 명태가 잘 잡혀 가자미 대신 명태를 올리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어요. 속초 최초의 함흥냉면집인 함흥냉면옥도 초기에 가자미를 올려 팔다가 1980년대부터 명태회냉면을 선보였고 이것이 속초를 대표하는 별미가 되었습니다.
* '농마'는 감자나 고구마에서 뽑아낸 녹말(전분)을 뜻한다.
처음의 취향은 좋은 것을 알아본 첫 순간을 전합니다. 언제나 처음이 있어야 그다음이 있을 테니까요. 좋은 것의 가치를 깨달았던 누군가의 첫 순간을 통해, 당신도 처음의 취향을 찾기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