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큐레이션 이야기는 우리 주변의 좋은 큐레이션을 전합니다. '좋은 것을 많이 볼수록 나에게 좋은 것을 알아본다'는 믿음으로, 브랜드, 콘텐츠, 공간 등 매달 하나의 큐레이션 사례를 소개합니다.
“그때 깨달았어요, 콘텐츠 만으로는 행동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걸.”

혹시 이번 주말에 뭐 하시나요? '주말'로 대표되는 우리의 여가 시간. 정말 소중하게 보내고 싶지만, 막상 정신 차려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월요일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말토리는 바로 이러한 주말의 주도권을 되찾아주기 위해 탄생한 서비스입니다.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취향을 발견하고 삶의 영감을 채우는 시간으로 바꾸는 것을 미션으로 삼고 있죠.
초창기 주말토리는 좋은 장소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곧 깨닫게 되죠. 단지 무엇이 좋은지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요. 콘텐츠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했던 치열한 고민들. 오늘은 큐레이션이 어떻게 사람들의 행동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주말토리의 이야기를 통해 살펴보려 합니다.
행동을 이끌어 내려면 과정의 턱을 낮춰야 합니다
사실 좋은 장소와 경험을 추천하는 콘텐츠는 차고 넘칩니다. 주말토리 같은 뉴스레터는 물론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까지. '정보의 홍수'라는 말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쏟아지는 정보들은 오히려 우리의 결정을 방해하곤 하죠.
하지만 이들의 추천이 우리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건, 단지 선택지가 많아서만은 아닙니다. 가장 큰 장벽은 '발견'에서 '경험'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인스타그램에서 마음에 쏙 드는 식당을 발견했다고 칩시다. 가장 먼저 사진과 댓글 반응을 살피겠죠. 앱을 나가 블로그 후기를 검색하고, 지도 앱을 켜서 평점을 확인한 뒤, 믿을 만하다 싶으면 그제야 '저장'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고는 "시간 나면 가봐야지" 하고 잊어버리기 일쑤죠. 우연히 그 앞을 지나지 않는 이상, 실제로 방문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검토하고 방문하기까지 단계가 너무 많고, 그 과정에서 여러 플랫폼을 오가야 한다면 변화는 요원해집니다. 그래서 주말토리는 단순히 추천을 넘어, 콘텐츠와 예약·구매를 끊김 없이 연결했습니다. 추천을 보고 "좋다"라고 느끼는 순간 바로 행동할 수 있게 만든 것이죠. 여기에 실제 다녀온 사람들의 리뷰를 더해 확신을 주는 장치도 잊지 않았고요.

즉 주말토리는 취향 추천에서 경험을 제안하는 '버티컬 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한 셈인데요. 보통 콘텐츠가 커머스를 도입하면 상업적이라며 역풍을 맞기도 하지만, 주말토리는 오히려 고객이 느끼던 가장 불편한 지점을 해결해 주었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은 그 자체로 설득이 됩니다
좋은 큐레이션, 그리고 이를 구매까지 연결하는 설계. 사실 여기에 도전한 서비스는 많습니다. 컬리 역시 대표적인 사례죠. 하지만 추천 기반 서비스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하는 문제는, 고객이 추천 정보만 확인하고 이탈해 최저가를 검색하러 떠난다는 점입니다. 일단 '가격 비교'의 프레임에 들어가는 순간, 큐레이션의 매력은 힘을 잃기 쉽습니다.
아쉽게도 큐레이션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것만으로는 이 함정을 피할 수 없습니다. 구매 단계에서 손익을 따져보는 건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니까요.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비교가 불가능한 환경을 만들면 됩니다. 주말토리는 이 지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유니크함'을 강조합니다. 단독 할인은 기본이고, 주말토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점 구성과 혜택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오직 여기서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이라면, 애초에 비교할 대상이 사라지게 되니까요.

더 나아가 구매 전환을 위한 트리거도 꼼꼼히 배치해 두었습니다. 당장 이번 주말에 즐길 수 있는 경험만 모아 보여준다거나, 남은 자리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망설임을 줄이는 식이죠. 추천자에서 판매자로 성공적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 디테일에 있었습니다.
추천할 것이 없다면 직접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독점적인 구성과 혜택만으로 계속 경쟁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본력을 갖춘 거대 여가 플랫폼들과 장기적으로 경쟁하려면 확실한 차별점이 필요하죠. 그래서 주말토리가 선택한 길은 좋은 경험을 발굴하는 것을 넘어, 직접 경험을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작은 단출했습니다. 룰루레몬 앰버서더인 지인과 함께 기획한 원데이 클래스였는데, 오픈 하루 만에 완판 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엄청난 유명 인사를 섭외한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 러닝 열풍이 막 불기 시작했지만 정작 달리기 초보들이 제대로 배울 곳은 드물다는 빈 영역을 찾아 노린 것이 적중했던 겁니다. 이처럼 큐레이션을 하다 보면 늘 '더 딱 맞는, 더 좋은 것'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되는데, 주말토리는 그 갈증을 직접 만드는 방식으로 해결한 거였죠.

이제 주말토리의 자체 기획 프로그램은 브랜드의 시그니처가 되었습니다. 주말에 무엇을 할지 몰라 헤매는 이들에게 확실한 답이 되어주고 있죠. 최근에는 논산문화관광재단과 손잡고 만든 '논산 컬러워크 여행'처럼,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그 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즈음 미국에서 유행하던 컬러워크의 개념을 빌려와 논산이라는 도시를 더 매력적으로 포장한 거였는데요. 여행지로 생각치도 못했던 논산이라는 도시를, 한 가지 색에 집중하며 관찰하다 보니 너무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는 후기들이 많이 달릴 정도로 성공적인 사례로 남았습니다. 이와 같이 추천할 대상이 없다면 직접 만들어서라도 제안하겠다는 집요함은 주말토리의 큐레이션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계속 취향은 쌓이고, 또한 쉽게 발견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뉴스레터 구독자 9만 명과 인스타그램 3만 팔로워의 취향은 제각각이고, 이를 매주 완벽하게 맞춘다는 건 신의 영역일 테니까요.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은, 적중률을 높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추천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들의 취향이 그만큼 다양하기 때문이고, 애초에 '모두를 위한 추천'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아카이빙'입니다. 추천을 휘발시키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 올려, 사용자가 언제든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돕는 건데요. 주말토리가 지도 앱 기반의 리스트를 공유하고, 지난 추천을 모아 다시 콘텐츠로 발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까진 많은 서비스들도 이미 하고 있긴 합니다. 다만 주말토리는 한 발 더 나아가 자체 앱까지 출시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들이 큐레이션에 얼마나 진심인지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젠 아예 추천 장소 리스트들을 앱 내 지도를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단계 진화한 거죠. 이처럼 더 가까운 곳에서, 더 쉽게 원하는 경험을 찾게 하겠다는 의지. 덕분에 주말토리의 추천은 일회성 제안을 넘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든든한 주말 가이드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건 신뢰입니다
지금까지 주말토리가 어떻게 추천을 행동으로 연결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좋은 추천 그 자체보다는, 그 추천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장치들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는데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다시 '기본'으로 돌아갑니다.
아무리 구매 과정이 매끄럽고 독점적인 혜택이 넘쳐나도, 그 밑바탕에 '신뢰'가 없다면 어떤 기술도 통하지 않습니다. 주말토리가 추천을 판매로 연결할 수 있었던 건, 오랜 시간 꾸준히 좋은 곳을 소개해오며 쌓은 신뢰, 그리고 그들의 제안을 따랐을 때 만족스러웠던 경험의 축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좋은 큐레이션은 '믿고 맡길 수 있는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본질을 지키는 큐레이션 위에 오늘 살펴본 행동을 유도하는 장치들까지 더해진다면, 이들의 제안은 단순한 정보를 넘어 누군가의 주말을, 더 나아가 삶의 방식을 바꾸는 강력한 힘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