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컬리에서 일하는 마음] 성장하는 이 곳에서 나는 아직 배고프다

2026.06.26

“컬리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어요.
그래서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아요”

김동영박태경손승현(1)
좌측부터 박태경님, 김동영님, 손승현님
  1.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주변 환경이 바뀌는 긴 시간 동안 컬리와 함께해 온 이들이 있습니다. 상품마케팅 본부의 김동영, 박태경, 손승현 MD인데요. 어제처럼 생생하게 떠오르는 그간의 기억을 꺼내봤습니다.
  2. 당시 잘 나가는 이커머스 MD로, 미식에 일가견이 있는 헤드헌터로 지내다 이름 없는 작은 스타트업인 컬리에 합류하기까지 커리어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을 텐데요. 그럼에도 컬리여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이유가 유효할까요?
  3. 이직이 능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요즘, 이들이 한 회사에서 10년 동안 근속하며 지키고자 했던 자신만의 커리어 원칙은 어떤 것일까요? 오랫동안 함께해 온 좋은 동료들과 지키고 싶은 미래는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Q. 먼저 강산도 바꿀 긴 시간, 컬리와 함께한 여러분께 존경의 말씀을 전합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와 지난 10년 동안 어떤 업무들을 담당해 오셨는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태경(이하 태경) : 저는 그로서리 파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가공식품 전반을 다루는 카테고리라고 보시면 이해하기 편하실 겁니다. 지난 10년 동안 제 업무 범위는 많이 확장되었는데요. 초창기에는 주로 발사믹 식초나 올리브유 등 우리나라에는 없는 수입 상품을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 사이 우리나라 가공식품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지금은 국내 상품들로도 상품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중입니다. 그만큼 10년 동안 우리나라 식문화가 많이 발전해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박태경(1)
박태경님

김동영(이하 동영) : 저도 그로서리 파트에서 상품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그간 꾸준히 해 온 핵심 카테고리는 우유, 치즈, 버터, 요거트 등의 유제품입니다. 치즈와 버터 시장은 컬리와 함께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체다 슬라이스 치즈가 대부분이던 시절, 해외의 다양한 치즈를 직접 발굴하기 위해 원유를 공부하고 대표님께서 주신 책을 읽었던 때가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10년이 흘렀네요. 

김동영(1)
김동영님

손승현(이하 승현) : 저는 현재 신선식품 부문에서 채소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서비스 오픈 첫 날인 2015년 5월 21일에 상추, 깻잎, 케일 등 가장 많은 상품을 선보인 카테고리이죠. 초창기에는 과일도 담당했었으나 조직이 커지면서 과일팀은 별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과일을 제외한 채소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채소 전 품목과 양곡 카테고리까지 함께 관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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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님

Q. 입사하셨을 때는 "온라인에서 신선식품 장보기가 가능하겠냐"는 시장의 의심 어린 시선이 많았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컬리는 식품을 넘어 뷰티와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대세 플랫폼이 되었고요. 그 과정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변화나 성과는 무엇이었나요?

동영 : 숫자가 증명해 주고 있잖아요. 우선 매출 규모가 완전 달라졌죠. 지난해 시작한 컬리N마트와의 협업만 해도 모든 카테고리가 평균적으로 30% 이상 증가했어요. 하지만 제가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외부의 인식이에요. 과거에는 회사 이름을 설명해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컬리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입니다. 전국의 수많은 파트너사들이 입점하고 싶어서 줄을 서는 플랫폼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변화이자 자부심입니다. 사석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 컬리 다닌다"라고 말했을 때, "너 정말 괜찮은 회사 다니는구나"라는 말을 들으면 뿌듯하더라구요.

태경 : 처음에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초창기에 입점 영업을 다니던 시절에는 거절 당하는 게 더 익숙했어요. 파트너사를 만나러 가면 "거기가 어디냐"라는 말을 숱하게 들었고, 어디 한 번 팔아봐라는 하듯 터무니없이 높은 공급가를 제시한 경우도 있었어요. 주변 친구나 동료들도 "왜 멀쩡한 회사를 두고 그런 이름도 없는 스타트업에 가냐, 금방 망한다”라고 했죠. 그런 우려 속에서도 첫 연간 흑자를 내고 이만큼 성장한 회사의 주역이 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김동영박태경
좌측부터 김동영님, 박태경님

달라졌지만 또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Q. 지난 10년 동안 컬리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며 조직 규모와 시스템 등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세 분이 체감하시기에 지난 10년간 ‘가장 크게 변한 것'과 아무리 규모가 커져도 '절대 변하지 않은 본질'은 무엇인가요?

동영 : 시스템이 완전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MD가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 상품 소싱부터 정산, 콘텐츠 제작 요청까지 온갖 제반 업무를 직접 다 처리해야 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조직이 정교하게 세분화되어 조직별 전문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최근 도입된 '크리에이티브 AI*'는 업무의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이제는 MD조직에서 AI 시스템을 활용해 기획자의 의도에 맞는 문구와 템플릿 요약본을 즉각 추출해 내고 원하는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요. ‘테크’를 바탕으로 성장해 온 컬리가 또 한 번 리테일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이 체감되죠.

* 크리에이티브 AI(Creative AI)는 AI 기술 연구 기업 원지랩스와 함께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프로모션 배너와 상품소개 이미지 제작 등 반복적인 업무를 AI가 기획부터 제작, 발행까지 지원하는 기술이다. MD와 디자이너, 마케터 등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업무의 효율성과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태경 : 맞아요. 컬리는 유통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거든요. 상품을 직접 기획하기 때문에 가능한 거예요. 시장에 있는 상품을 소싱만 한다면 지금과는 달랐겠죠. 상품을 소싱할 때부터 ‘이 상품은 이 부분이 특징이니 이 내용을 강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MD 머리 속에 있기에 크리에이티브 AI 같은 시스템이 만들어진 거예요. 감히 말씀드리면 이건 컬리 MD들만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요즘에는 AI로 상품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재미를 붙였어요. 집에 가는 것을 잊고 퇴근 시간이 지나서까지 이미지를 만들기도 해요. 내가 머리 속에 그렸던 이미지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으니까 자꾸 만들게 되더라구요. 상품에 대해 집요하게 매달리는 거, 이게 바로 컬리의 초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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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AI로 박태경님이 직접 만든 상품 이미지

승현 :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시스템이 제 아무리 스마트하게 바뀌었어도, 컬리가 상품을 바라보는 '진정성'과 품질에 대한 '기준'은 지난 10년 동안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달 있었던 이야기인데요. 해외 출장을 가 계신 김슬아 대표님이 오이의 쓴 맛에 대한 VOC* 지표가 높아진 것을 보시고는 "이거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냐, 정확한 원인 파악이 됐냐"며 바로 확인 요청하셨습니다. 지금 한창 제철이라 오이 물량이 산지에서 쏟아질 시기인데 10년 전 이 맘 때에도 같은 질문을 하셨었거든요. 그때나 지금이나 고객이 느끼는 미세한 품질 저하를 절대 용납하지 않고 집착하는 모습에서 '아, 컬리의 초심은 여전히 날이 서 있구나'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지요. 

* VOC : Voice Of Customer의 약자로, 고객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나타낸다.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닌 가능성과 믿음

Q. 세 분은 컬리가 아직 이름 없는 작은 회사였던 초창기에 합류하셨는데요. 당시 컬리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승현 : 저는 유통이나 이커머스와는 전혀 무관한 헤드헌팅 업계에 몸담고 있었습니다. 음식을 좋아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맛집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미식에 까다로운 헤드헌터였죠. 마침 컬리에 먼저 입사해 있던 인사팀 지인이 “우리 회사에서 기존 유통업의 고정관념에 물들지 않은 사람을 MD로 찾고 있다. 너의 성향과 아주 잘 맞을 것 같으니 면접이나 한번 봐라"라며 제안을 주었습니다. 면접에서 김슬아 대표님을 마주했는데, 면접 자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표님의 안광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와, 저런 눈빛을 가진 사람과 함께 일한다면 뭐라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태경 : 저는 컬리 입사 직전에 국내 대형 오프라인 마트로 최종 이직이 확정되어 첫 출근을 앞두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안정적인 대기업의 길을 갔으면 편했을 수 있겠죠. 선배들의 길을 따라가면 되니까요. 그때의 저는 “어떻게 하면 상품을 더 싸게 가져올 수 있을까”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즈음 지인의 권유로 김슬아 대표님을 만나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대표님이 칠판에 컬리의 미래 비전을 그리며 설명하시는데, 그 자신감 넘치는 어조와 명확한 방향성이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까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분과 함께라면 무엇이라도 헤쳐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컬리에 합류하고 예전 직장에서 손발을 맞추던 동료들에게까지 "진짜 좋은 상품 떳떳하게 파는 혁신을 해보자"라며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Q. 승현님과 태경님, 두 분 모두 대표님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에서 가능성을 보셨군요. 동영님은요? 

동영 : 좀 전에 태경님이 말씀하신 함께 일했던 동료, 그게 바로 접니다. 저는 당시 혈기 왕성한 20대 후반이었고 직전 직장도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이나 환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크게 없었습니다. 컬리에 합류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였습니다. 첫째는 밤에 주문하면 아침에 문 앞에 보내주는 샛별배송이었습니다. 다른 곳은 시도하지 못했던 물류 혁신이었죠. 둘째는 콘텐츠의 퀄리티였습니다. 매거진을 보는 듯한 사진과 정성 가득한 상세페이지를 보면서, "아, 이 비즈니스는 무조건 소비자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다. 여기 가면 진짜 재밌는 기획을 마음껏 해볼 수 있겠다"라는 직관적인 확신이 들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김동영(2)
김동영님

Q. 10년 전의 그 선택, 지금도 정말 후회가 없으신지 솔직한 심정이 궁금합니다.

동영 : 솔직히 잠시 불안할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저는 그 시기에 회사를 더 믿게 되었어요. 2017년도 투자 유치가 잘 안 되면서 회사 운영이 어려운 시기가 있었습니다.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시기였는데 직원들 월급은 하루도 밀리지 않았어요. 만약 그때 대표님이 흔들리셨으면 직원들도 불안해했을텐데 벼랑 끝에 몰린 와중에도 직원들 앞에서는 힘든 기색을 전혀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상품 위원회에서 만난 대표님은 여느 때와 같이 눈빛을 빛내며 예전 그대로 업무를 주도하셨고 그 모습에  ‘아! 이 회사는 믿고 다닐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기에서도 직원을 먼저 생각하는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지난 10년, 연봉이 높은 대기업으로의 이직 기회가 와도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전 후회 없고 그 선택이 오히려 자랑스럽습니다. 

Q. 이전 질문에서 말씀해 주셨는데 승현님은 먹는 것에 까다로운 헤드헌터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커리어를 전환하면서까지 컬리를 선택하게 만든 매력은 무엇이었을까요?

승현 : 제가 컬리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제 '깐깐함'을 '핵심 역량'으로 인정해 주는 조직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점심 메뉴 하나를 골라도 가격부터 식재료의 선도, 상차림의 구색까지 따지는 깐깐한 성격이었습니다. 저와 밥을 먹으면 메뉴 선택까지 시간은 오래 걸려도 절대 실패는 없다는 소리를 들었죠. 당시 컬리는 깐깐한 안목을 가진 사람을 갈구하고 있었습니다. 제 개인의 유별난 성향이 컬리라는 조직과 잘 맞았던 거죠. 헤드헌터 시절 사람의 숨은 역량을 파악하던 감각을 농가와 작물을 관찰하는 안목에 접목하여 '딸기 1단 포장', '제각각 채소 시리즈' 같은 컬리만의 프로젝트들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와 솔직히 고백하자면 유통의 '유' 자도 모르고 들어왔기 때문에, 입사 초기 1~2년 동안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발로 뛰며 산지를 개척해야 하는데 유통 프로세스를 전혀 모르니 속수무책이었죠. 다행히 그때마다 옆에 계신 태경님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하우와 팁들을 아낌없이 전수하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손승현(2)
손승현님

Q. 태경 님은 커머스 기업이 '어떻게 하면 물건을 더 싸게 가져와서 팔까'가 아닌 "내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상품을 고른다"는 기준으로 일하는 것이 놀라웠다 했는데요. 이 철학의 전환이 태경 님의 커리어와 일하는 기쁨에 어떤 변화를 주었나요?

태경 : 이전 직장에서의 저는 '하이에나' 같았습니다. 시장에서 어떤 상품이 잘 나간다 싶으면 그 상품을 소싱해서 다른 회사보다 더 싸게 파는 것에 집중했죠. 매출이 잘 나오는 선택이었지만 고객이 만족하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컬리에 합류해 "매출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너의 가족, 너의 아이에게 떳떳하게 먹일 수 있는 정직한 상품만 소싱해라"라는 기준을 마주했을 때 제 커리어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단가를 깎기 위해 품질을 타협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좋은 품질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파트너사도 적정한 댓가를 받을 수 있는 가격을 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동안 그렇게 원칙을 지키며 대한민국 시장에 낯설었던 최고급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화이트 발사믹 같은 미식 카테고리를 안착시켰습니다. 이제 백화점 식품관이나 로컬 마켓의 전문가들이 역으로 컬리를 통해 트렌드를 배워가고 주위의 사람들도 컬리 상품을 믿고 구매할 때 '시장을 선도하는 기획자'로서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내 일과 상품에 대해 고객과 가족 앞에 100% 떳떳할 수 있다는 마음, 그것이 제가 일하는 기쁨입니다.

박태경(2)
박태경님

최고의 복지는 좋은 동료다

Q. 태경 님이 도서 ‘굿 센스*’에서 "일이 너무 많을 때 동료들이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힘들어도 즐겁게 일한다"라고 말씀 주신 것처럼,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지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곁에 있는 훌륭한 동료들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세 분에게 '컬리의 동료들'은 어떤 의미인가요?

*컬리는 지난 달, 컬리의 일하는 방식을 담은 워큐멘터리 도서 ‘굿 센스’를 발간했다. 세 사람은 컬리의 지난 이야기를 들려줄 39명의 인터뷰이에 포함됐다.

도서 굿 센스
컬리가 발간한 워큐멘터리 도서 '굿 센스', 이미지를 클릭하면 굿 센스 도서 발간 비하인드 인터뷰 콘텐츠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태경 : 한마디로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존중이 기본 탑재된 좋은 사람들’입니다. MD 조직이라고 하면 경쟁이 심하고 서로 견제하는 험악한 분위기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컬리 동료들은 어떤 치열한 논의를 하더라도 화를 내거나 선을 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저도 제 기획 아이디어가 동료들의 다양한 의견에 좌절되더라도, 감정이 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 수 배웠다'라며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동영 : 태경님 답변에 하나 더 붙이자면 ‘인간성이 훌륭한데, 심지어 일까지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컬리는 다른 조직의 불편함을 해결해 주기 위해 유관 부서의 입장에서 먼저 고민해 주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런 서로 간의 신뢰가 컬리를 지금처럼 성장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승현 : 저에게 동료들은 ‘저를 버티게 해 주는 단단한 기둥이자 버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채소팀을 포함해 커머스 조직 안에는 산전수전을 함께 겪으며 근속연수 5년, 7년, 10년을 넘긴 숙련된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습니다. 회사가 급격한 스케일업 과정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거나 외부의 흔들림이 있을 때, 곳곳에 포진한 이 장기 근속 동료들이 중심을 잡고 가교 역할을 해 줍니다.

Q.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먼저 걸어온 선배로서, 새롭게 컬리에 합류하는 신규 입사자들과 지금 이 순간도 함께 치열하게 달리고 있는 동료들에게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하고 일했으면 좋겠다' 조언해 주실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동영 :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라고 말하고 싶어요. 회사에서 주는 목표가 아닌 내 스스로의 목표 말이죠. 아주 작은 업무를 처리하더라도, ‘내가 이 기획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에 대한 자신만의 확실한 포인트가 있어야 해요. 스스로 목표한 성취감이 있어야만 치열한 커머스 시장에서 지치지 않고 롱런할 수 있습니다.

승현 : MD 업무를 기준으로 보면 "적당히 유행하는 저렴한 상품을 가져와서 행사 쳐서 매출 많이 터뜨리면 되는 거 아니야"는 관성을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매출을 확인하기 전 반드시 상품에 대해 제대로 분석해야 해요. "이거 내가 내 돈 주고 사서 쓸 수 있는 상품인가? 내 자식과 가족의 식탁에 떳떳하게 올릴 수 있는 신선도인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는 고집이 있어야만 하죠. 다른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방법이 정말 최선인가를 계속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컬리라는 회사에서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태경 : 다른 회사로 이직한 동료들이 종종 제게 말해요. "태경님, 컬리처럼 MD에게 상품 기획에 대한 자율성을 주는 회사가 없어요"라고요. 컬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초년생들이 많다 보니 그 소중함을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세상에 나가보면 컬리만큼 자율성이 보장된 환경은 흔치 않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 자부심을 늘 마음 한구석에 품었으면 해요. 10년이 지난 지금 제가 ‘우리가 이 상품을 왜 팔아야 하는가’는 근본적인 질문을 고민하는 것도 제게 자율성이 있기 때문이니까요.

어떤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Q.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치열한 한국 이커머스 생태계 속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 지금까지 꼭 고수하고 있는 나만의 업무 철학이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승현 : 저는 후배들에게도 강조하지만 "돈 버는 비즈니스는 원래 힘든 게 정상이다. 일하는 게 쉬우면 그게 이상한 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이 힘들고 지칠 때, "왜 나만 이렇게 힘들지?"라며 억울해하면 슬럼프가 옵니다. '원래 가치 있는 일을 창출하는 과정은 고통스럽다'는 생각을 하면 어떤 변화가 와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동영 : 제 원칙은 "타성에 젖지 않고, 내 눈으로 결과가 입증되는 확실한 성취감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10년 동안 매일 우유와 치즈를 다루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더라구요. 저는 그럴 때마다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획 상품을 준비하거나 까다로운 스펙의 해외 상품을 소싱해 내는 도전을 합니다. 내가 준비한 상품이 출시되어 매출 지표로 성과를 증명하고, 고객들의 긍정적 후기가 달리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때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나만의 성취감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루틴이 롱런의 비결입니다.

태경 : 제 업무 철학은 “변화를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는 것"입니다. 10년 동안 컬리는 카테고리 확장, 라이브 커머스 도입, 컬리나우 런칭 등 급변하는 시장의 변화에 따라 비즈니스를 확장해 왔습니다. "예전엔 안 이랬는데 시스템이 왜 자꾸 바뀌냐"라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버티지 못하고 떠나더라구요. 고인 물은 썩기에 고이지 않고 계속 흘러가려는 노력을 합니다.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AI라는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오더라도, '빡세지만 해내면 내 역량이 또 업그레이드되겠지'라며 유연하게 받아들이면, 어느 순간 그 고통이 나만의 무기가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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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김동영님, 박태경님, 손승현님

Q. 성공적으로 첫 번째 10년을 마무리하신 세 분에게 마지막 질문드리겠습니다. 컬리의 10년 후 모습과 세 분의 '앞으로의 10년'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 속에서 새롭게 도전하고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승현 : 솔직히 말씀드리면 컬리에서 10년 뒤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은 불가능해요.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컬리는 1년, 한 달 단위로 매번 시장의 한계를 깨부수며 예측 불가능하게 진화해 왔거든요. 앞으로 10년, 컬리는 우리가 상상치 못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변모할 것이며 우리는 늘 그래왔듯 변화된 시장에 맞는 혁신적인 일들을 수행하고 있을 것입니다. 

시니어로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이제는 팀원들이 올바른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이정표를 세워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치열한 시장 가격 전쟁 속에서 "기업은 당연히 돈을 벌어야 하지만, 컬리의 근간인 품질에 대한 집념은 절대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갖춘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동영 : 내년이면 제 나이도 어느덧 마흔이고, 10년 뒤에는 쉰 살이 됩니다. 이제 선배보다 후배가 많아지면서 앞으로의 미래가 명확히 그려지지 않아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컬리는 남과 다른 길을 가는 조직이라 앞선 사람을 따라갈 수도 없으니까요. 

제가 확신하는 것은 컬리라는 브랜드와 비즈니스는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도 시장에서 오래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저희처럼 회사의 히스토리와 시스템을 잘 아는 사람들이 중심을 잡아주면 새로 합류하시는 분들도 믿고 따라올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 개인적인 목표는 어쨌든 10년 뒤에도 이제 이 회사 안에서 AI 툴과 신기술, 변화하는 유통 트렌드 등을 먼저 학습하면서 후배들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베테랑이 되고 싶습니다.

태경 : 컬리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어요. 그래서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지금처럼 10년 후에도 하고 싶은 것을 계속 해내는 사람이고 싶어요. 경력에 매몰되지 않고 어떤 동료들과도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유연하게 흡수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일하는 마음은 컬리인들의 커리어 인터뷰 콘텐츠 입니다. 컬리의 매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과 원칙으로 일하고 있는지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