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가루집안 원재료 분석은 빵의 원재료를 하나씩 뜯어 보는 시리즈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베이커리 상품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빵덕후’ 빵가루집안이 낱낱이 알려 드릴게요.

연말 분위기를 내보고 싶어 오랜만에 슈톨렌을 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명 제과점에 예약해야 맛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12월이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너무 달거나 이국적인 향이 날까봐 고민하다가, 슈톨렌을 처음 먹은 사람도 맛있었다는 밀도 제품으로 골랐다.
빵이 담긴 화려한 종이 상자는, 밀도 로고가 그려진 천 파우치로 한 번 더 포장돼 있어 선물처럼 느껴진다.

슈톨렌은 독일에서 먹는 크리스마스 빵이다.
하얀 슈가파우더를 두툼하게 덮은 모습이 담요에 싸인 아기 예수를 연상시켜, 예수를 상징하는 빵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 전, 슈톨렌을 사서 선물하거나 직접 굽는 풍습이 있어 집집마다 여러 개의 슈톨렌이 쌓이곤 한다.
슈톨렌은 설탕과 버터 함량이 높아 몇 주 동안 보관해도 맛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설탕은 반죽 속 수분을 잡아 미생물이 자라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버터는 수분이 거의 없어 쉽게 상하지 않는다.
취향에 따라 넛메그*, 카다멈**, 바닐라빈 같은 향신료를 더하기도 한다.
진하고 깊은 풍미를 위해서는 모든 재료의 향이 어우러지도록 숙성 기간을 거쳐야 한다.
*넛메그 : 육두구. 달면서도 톡 쏘는 따뜻한 향이 난다.
**카다멈 : 생강과 열매. 알싸하면서 상큼하고 시원한 향이 난다.

두껍게 덮인 슈가파우더 속 빵은 파운드케이크처럼 촘촘하고 묵직한 식감이다.
가운데 둥글게 자리 잡은 마지팬* 반죽과 산뜻한 단맛의 건과일이 어우러져 풍미가 깊다.
*마지팬: 아몬드가루와 설탕, 달걀흰자로 만든 달고 부드러운 페이스트
1년 중 가장 화려한 날을 맞이하기 위한 축하용 빵, 슈톨렌의 원재료를 살펴보자.
🍞 원재료 분석
건과일와 견과류
건살구, 건자두, 건무화과, 건블루베리, 레몬과 오렌지 껍질, 헤이즐넛, 아몬드가 들어간다.
건과일은 술에 절이는 기간이 길수록 향이 안정되고 맛이 더욱 깊어진다.
버터
반죽을 촉촉하게 하고, 숙성 과정에서 건과일 향을 흡수해 풍미를 깊게 만든다.
갓 구운 빵에 녹인 버터를 발라 표면을 보호하는 데에도 쓰인다.
설탕과 슈가파우더
설탕은 단맛을 내고, 반죽 속 수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슈가파우더는 빵 표면을 감싸 건조를 막고 향을 보존한다.
아몬드분말
아몬드분말은 설탕과 함께 부드러운 페이스트 형태의 마지팬을 만드는 데 쓰인다.
숙성 과정에서 마지팬의 아몬드 향이 반죽 전체로 스며 고소하고 깊은 풍미를 만든다.
과실주와 브랜디
건과일을 절일 때 사용한다. 술향이 과일에 배어들고, 알코올이 보존성을 높인다.
전란액
전란액은 껍질을 제거한 액상 달걀로, 지방과 수분을 고르게 섞어 반죽을 부드럽게 만든다.
단백질이 굳으며 반죽의 구조를 잡아 부스러짐을 방지한다.
바닐라추출물
바닐라빈을 알코올에 우린 향료. 견과류와 건과일의 향을 부드럽게 정리해 준다.

오후 간식으로 얇게 한 조각 잘라 커피와 함께 먹었다.
썰다가 떨어져 나온 두꺼운 슈가파우더는 건빵의 별사탕처럼 집어 먹는 재미가 있다.
슈톨렌은 갓 구운 것보다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서 2~4주 정도 숙성한 뒤 먹는 것이 좋다.
가운데부터 잘라 먹고, 양쪽 두 덩이를 다시 붙여 보관하면 단면이 마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냉장 보관한 경우, 먹기 30분 전에 실온에 두어 냉기가 가신 뒤 먹어야 고유의 맛이 되살아난다.
✏️ 한줄평
크리스마스 되기도 전에 다 먹게 되는 달콤 상큼한 빵.
이 콘텐츠는 상품의 원재료명 및 함량 표기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에서 검색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