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의 일하는 마음] “우리는 결승선 없이 뛰는 곳”

2025.05.20

“컬리는 정말 성실하게 마라톤을 뛰는 회사예요.
심지어 결승선이 없죠. 근데 열심히 뛰어요.”

일하는마음 (3)
컬리 역삼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이승희 작가와 김슬아 대표.

컬리가 10살이 되었습니다.
컬리인들의 커리어 이야기를 전하는 <일하는 마음> 시리즈는 10주년을 맞이하여 조금 특별하게 시작해봅니다.
일하는 사람이자 컬리 팀 리더인 김슬아 대표와 <일놀놀일> <질문 있는 사람> 등을 쓴 저자이자 마케터 이승희 님이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로 만났어요. 10년 동안 훌쩍 커버린 컬리의 뒤에는 어떤 마음과 원칙, 가치들이 함께 했을지, 2편에 걸쳐 전해드릴게요.

🗣️인터뷰 : 이승희 ✍🏻편집/윤문 : 공현주 📸사진 : 송승훈

  1. 컬리의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는 ‘좋은 것’이 있습니다. 컬리가 말하는 ‘좋은 것’이란 과연 뭘까요.
  2. ‘좋은 것’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 조금 느릴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확실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택하죠. 특히 고객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이라면 말이죠.
  3. 고객의 행복을 위한 컬리의 여정은 마치 결승선 없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매일의 마라톤을 통해 끝내 가닿고 싶은 컬리의 꿈은 뭔지 들어봤습니다.

시리즈 1편에서는 일하는 사람 김슬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컬리다움 : 어렵지만 진짜 중요한 걸 잊지 않는 것

숭 : 일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컬리는 어떤 회사인가요.

컬리는 정말 성실하게 마라톤을 뛰는 회사에요. 심지어 결승선이 없어요. 결승전 선이 없는데 매일 열심히 뛰어요. 그래서 저희 구성원들을 보면서 마음이 좀 아프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우리는 금메달도, 1등도, 100점도 없는 회사거든요.

VOC(Voice of Customer)가 제로인 날, 그러니까 컬리를 사용하는 모든 고객이 행복한 날은 있을 수가 없죠. 저희는 고객의 행복을 위해 매일 열심히 뛰는데 고객은 영원히 행복하지 않다는 그 슬픈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열심히 한다는 건 진짜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때로는 컬리 팀 리더로서 제가 목표를 잘못 잡았나 라는 생각도 해요. 차라리 ‘매출 얼마 달성합시다’, 혹은 ‘이커머스 1등 합시다’라고 목표를 잡으면 우린 이긴 거잖아요, 결승선이 명확히 보이니까요. 근데 그게 회사가 생긴 이유가 아니고, 컬리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니더라고요.

숭 : 그럼 컬리는 ‘이번 달 목표 매출은 얼마’와 같은 숫자적인 목표가 없는 건가요?

있죠. 분명이 있어요. 컬리도 하나의 사업체다보니, 당연히 회사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죠. 그런 관점에서 올해 목표고 이번 달 목표일 뿐이지, 만약에 그 숫자를 달성하기 위해서 저희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가치를 희생해야 한다면 절대 그런 결정은 내리지 않아요. 그래서 컬리의 많은 의사결정들은 그 가치를 기반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상품을 팔면 매출은 분명 잘 나올 것 같은데, 고객이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하면, MD는 고객이 더 만족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숭: 그런게 컬리다움일까요. 컬리다움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걸 잊지 않는 것’이라 생각해요. MD가 매출을 포기하고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한 사과를 팔 수 없다며 “저희 이번 달 사과 종료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고객에게 좋은 사과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어려운 질문이죠. 일단 ‘좋은 것이 무엇인가’를 가지고 항상 토론을 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좋은 것’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또 다 다르잖아요. 상품위원회에서 계속 토론하는 게 그런 것들이죠. 대체 이 카테고리에서 대부분의 고객들이 ‘좋은 것’이라 믿는 건 뭘까, 우리가 이 상품을 팔면 고객들이 정말 좋아할까, 너무 어렵죠. 숫자로 목표를 주는 건 오히려 쉽다고 말씀 드리는 이유에요. 숫자로만 목표를 잡으면 그 숫자를 달성하기 위해 진짜 중요하게 지켜야 하는 것들을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렵지만 정말 중요한 것들을 잊지 않고 해내는 게 컬리가 일하는 방식이고, 컬리다움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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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의 핵심가치에는 ‘좋은 것’이 있다.
상품위원회는 컬리에서 가장 치열하게 ‘좋은 것’을 논하는 자리다.

손실이 나도 고객에게 좋은 일이라면

숭: 블루베리처럼 보관과 유통이 어려운 상품의 판매 기준은 어떤 식으로 가져가시나요.

블루베리 같은 상품을 판매할 때 폐기율이나 매출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훨씬 길게 판매 기한을 가져갈 수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그러지 않죠. 블루베리는 고급 과일이고 저장성 과일이 아니기 때문에 냉장고에 있으면 신선도가 급격하게 떨어져요. 사과랑 달라서 당일 수확, 당일 판매가 끝입니다. 근데 이렇게 팔면 수요 예측에 무조건 실패할 수 밖에 없어요. 정확히 밤 10시 59분*에 블루베리가 똑 떨어지는 일은 없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당연히 폐기하는 게 생기고요, 매출 손실도 있습니다. 블루베리를 관리하는 MD는 ‘내가 하루를 더 묵혀서 이 상품을 파는 게 정말 고객에게 좋은 일인가?’ 라는 판단을 매일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죠.

*다음 날 아침에 샛별배송으로 컬리 상품을 받기 위해서는 오후 11시까지는 주문을 완료해야 한다.

판매 기한도 결국 고객 관점에서 판단을 합니다. 12,000원에 블루베리를 사서 ‘이틀’이 지났더니 물러버렸다면, 그 상태가 과연 고객한테 옳은 것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대부분의 유통사에서는 사실 이런 결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운영이 너무 까다롭고 손익을 맞출 수가 없으니까요. 컬리가 어떤 물건을 팔지 않는다면, 그건 어려워서가 아니라 고객이 만족하지 않아서 입니다.

아까 사과 얘기를 더 해볼게요. 사과가 몇 년 째 작황이 안 좋아서 작년에 가격이 엄청 올랐습니다. 진짜 비싼 사과를 팔 것인가, 품질 스펙을 좀 낮춰 비교적 저렴한 사과를 팔 것인가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매출 수십 억을 포기하고 사과 판매를 중단했는데요. 사과 MD가 생각했을 때, 4-5개입에 5만원인 사과와 5개의 15,000원인 사과 모두 고객에게 좋은 사과라 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죠.

이런 결정들로 저희는 생각보다 여러 군데서 손실도 많이 봅니다. 컬리에 하루살이 상품이 있는데요. 오늘 입고해서 오늘만 팔고 끝내는 상품입니다. 대부분의 식빵, 반찬, 극신선 과일 채소 해산물 등이 하루살이로 판매가 됩니다. 하루살이 상품은 저희가 미리 예측한 수량 만큼만 가지고 들어와서 남은 건 다 버리겠다는 의지라서 매우 까다로운 운영임에도 불구하고 하고 있어요. 보통의 유통사들은 당연히 잘 안 하는 일이지만, 이렇게 팔지 않으면 컬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상품을 팔 수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꿋꿋하게 팔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컬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거 하나는, 저희가 이런 기준으로 상품을 판매한다는 걸 아는 뛰어난 브랜드사에서 좋은 상품을 팔고 싶을 때 컬리를 찾는다는 겁니다.

숭: 구성원들이 고객을 위한 옳은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결국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옳은 질문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내가 사랑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를 잘 기획하고 만드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고객으로서의 경험이 옳은 질문까지 도달하는 여정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컬리가 고객 인터뷰를 많이 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 전에 내가 진짜 고객이 돼서 뭐가 좋고 불편하고를 직접 느껴본 것과 아닌 것은 던지는 질문에 꽤 큰 차이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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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는 운영 관리가 까다로워 온라인에서 구매가 어려운 상품이었다. 현재 컬리에는 ‘냉장’으로만 70여 가지의 블루베리가 있다.

느리더라도 확실하게

숭: ‘좋은 것’에 대해 대표님과 구성원의 기준이 다를 수도 있을텐데요. 어떻게 싱크를 맞추시고, 또 어떤 식으로 끌어 올리시는 편인가요.

계속 고민하는 지점입니다. 제가 이끌고 가야 할 때가 있고 기다려줘야 할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컬리가 고객에게 드려야 하는 서비스의 수준이 있는데, 그 기준을 팀이 맞추지 못할 경우에는 제가 리드해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방식은 지속 가능한 방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야만 하는 영역이 있어요.

예를 들어, 품질 영역에서 절대 타협은 없습니다. 품질만큼은 고객이 원하는 만족도와 속도에 우리가 어떻게든 맞춰야 하는 것이죠. ‘컬리는 이 속도로 갈테니 이렇게 오십시오’가 불가능해요. 그럴 때는 저를 포함해 리더 분들이 더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말씀 드렸듯이, 이런 방식으로는 멀리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체계와 구조,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저는 좋은 사람이 좋은 프로세스를 만날 때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고 믿습니다. 결국 좋은 프로세스는 사람이 힘을 들이지 않고도, 고객에게 전달해야 하는 수준을 지속 가능하고 일정하게 맞추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이슈가 발생하면 이 일이 다음 번에는 발생하지 않고 프로세스 내에서 해결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숭: 그런 프로세스를 예시로 들어주신다면요.

컬리에는 고객이 불편을 겪은 부분에 대해서 꽤 타이트하게 회고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컬리 곳곳에서 그런 회고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돌아가는데요, 실제로 최근에는 단 한 건의 VOC 때문에 회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타르틴 베이커리’라고 요새 11시 땡 하면 순식간에 품절이 되는 상품이 있는데요. 그 상품을 구매하던 과정에서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셨는데, 하필 그 분이 타사에서 UX(user experience) 디자인을 하시던 분이었던 거예요. UX 관점에서 이상한 지점을 고객센터에 남겨주셨는데, 고객센터는 가이드대로 최대한 공손하게 “개선을 하겠다”고 답변을 하셨더라고요.

화제가 되는 상품들은 저도 VOC를 챙기는 편인데요. 이 사례를 보고서, “고객은 우리한테 맞는 질문을 하셨는데 우리는 고객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해 드리지 않고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게 맞지 않다” 이슈를 제기했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기적으로 해결 가능한 방식이 있고, 장기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방식이 있는데요, 일단 프로덕트 조직과 빠르게 합의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드리고 회고를 했습니다.

고객센터에서는 담당자 개개인에게 고객의 이슈에 대한 판단을 맡기면 너무 많은 누수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대응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있는데, 고객의 목소리는 모두 다르고 가이드만으로 완벽하게 대응을 한다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것이죠. 회고 과정에서 시스템으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논의했고, 여전히 그 과제가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숭: 회고 문화가 그렇게 촘촘하다면, 구성원 입장에서도 한번 더 자신의 일을 생각해 볼 것 같습니다.

그렇죠. 회고 문화를 자리 잡게 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조직이 작고 서로를 잘 알고 친할 때는 회고가 그렇게 부담스러운 자리는 아닙니다. 회고에 참여한 다수가 앞으로 뭘 더 잘할지 고민해 보는 정도의 자리로 임하거든요. 문제는 컬리도 점점 규모가 커지고, 저희보다 더 큰 회사에서 오신 분들도 많아지면서 회고에 부담감을 느끼시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이번 ‘타르틴 베이커리’처럼 완전히 새로운 이슈이거나, 적어도 4-5개의 부서가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좀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하는 회고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가급적 실무자 분들이 먼저 하시고, 저는 나중에 서면으로 정리된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해보고 있기도 합니다.

숭: 컬리만의 문제 해결 방식이 있다면요.

‘느리더라도 여러 의견을 듣고 합의 하에 확실하게 문제를 푼다’가 저희의 방식입니다. 컬리처럼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회사를 외부에서 바라볼 때, 개개인이 독립적으로 의사결정하고 책임지는 구조라고 많이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영역도 있습니다. 프로덕트 내 기능이라든지, 콘텐츠 같은 것들이요. 하지만 그 외의 상품, 품질, 물류 같은 영역은 실험 하지 않습니다.

저희의 비즈니스가 매우 복합적이다보니 어떤 문제에 대한 결정을 했을 때 나비 효과처럼 다른 곳에서 터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안은 책임 범주가 너무 넓어서 개인에게 책임을 지게 하는 건, 어찌보면 우리가 실험하면 안 되는 영역에 대해서 실험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상품위원회에 10년째 제가 빠짐없이 참여하는 것도, 이 상품이 나갔을 때 고객이 드시고 문제가 생기면 되돌릴 수 없다 보니 정말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컬리는 경험과 노하우가 제일 많고 잘하는 사람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결정합니다. 어떻게 보면 좀 전통적인 의사결정 방식일 수 있는데요. 잘못 결정했을 때 고객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영역 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가 공존하는 것이죠. 자율성, 스피드 다 좋지만 만약 그렇게 하다가 고객에게 해가 되면 안 되는 거니까요, 우리에게 뭐가 제일 중요한지 생각한다면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하는마음 (8)

나는 어떤 임팩트를 느끼며 일하고 있는가

숭: 컬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바라는 태도가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변화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참 쉽지 않은 것이, 우리가 다이어트를 못하는 이유도 방법은 잘 알지만 먹는 것과 운동하는 걸 바꾸지 못해서잖아요. 일은 더 힘들죠. 일하면서 성장하려면 같은 일을 매일 똑같이 열심히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거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봐야 하니까요. 일하는 환경이 너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계속해서 나오고, 더 무서운 것은 그 변화를 현업에 있는 저희보다 고객들이 더 빨리 느끼고 알아차린다는 거에요.

고객은 이미 바뀌어서 저 멀리 가있는데, 우리가 변화하지 못하면 고객한테 선택 받을 확률은 당연 줄어들죠. 그래서 새로운 것들을 빠르게 습득하고 그 변화에 맞춰 내 일을 바꾸고, 그걸 기반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저는 성장과 회고 라고 생각해요. 이런 마음이 있는 분들이 정말 귀하더라고요.

두 번째는 스스로 개인적인 임팩트를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회사를 다닌다는 건 여러 의미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은 힘들고요. 더욱이 요새처럼 변화가 잦을 때는 몸과 마음이 힘든 게 당연한 것 같아요. 그럼 스스로 질문을 던져봐야 하죠. 어떻게 해야 몸과 마음이 힘든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월급은 한순간이고 동료는 그보다는 좀 더 오래가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대체 불가능한 한 가지는 내가 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임팩트에요.

숭: 예시를 들어주신다면요.

제가 엄청 힘들 때 컬리에서 쇼핑을 하는 이유는, 아침에 일어나서 컬리 박스를 뜯어보면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 서비스에서 구현되고 있구나, 계속 가야겠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모두가 저와 같은 미션과 임팩트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컬리가 꽤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 이 안에서 자신만의 임팩트를 찾으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 물류 쪽 서비스 기획자 분과 얘기를 했는데요. 어느 날 본인이 서비스의 어떤 기능을 개선했는데, 한국어를 모르시는 분도 외국인 분이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시는 걸 보고 ‘내가 이민이 많이 들어올 미래를 대비했다’고 생각했다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인구가 계속 줄고 있으니 이민자들이 더 많이 들어올텐데, 서비스의 UX와  UI(User Interface) 라는 것은 상당히 문화적인 거잖아요. 한국적일 수밖에 없죠. 그래서 그 분은 물류라는 매우 보편적인 서비스에서 작동하는 UX/UI를 늘 고민하셨었고, 이번에 그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서 너무 즐거웠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게 개인적인 임팩트가 될 수 있는거죠.

숭: 마지막 질문입니다. 컬리를 앞으로 어떤 브랜드로 만들어 가고 싶으신가요.

개인적인 미션으로는 제가 죽는 날, 컬리가 제가 봤던 모습 중 가장 멋있는 브랜드로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좀 더 브랜드 차원에서는 고객들이 사랑하는 브랜드였으면 해요. 어떤 대상을 사랑한다는 건 굉장히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생각해요. 나한테 경제적 가치도 있어야 되지만, 브랜드가 주는 가치에 영감도 받아야 하고요. 내가 단순히 이 브랜드를 필요해서 쓰는 게 아니라 얘들(브랜드)이 팥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나는 쓸래 의 지점으로 가야하거든요. 고객이 컬리를 사랑한다 함은, 우리가 그만큼 오랜 시간 고객의 삶에 많은 가치를 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는 의미일거에요. 그래서 창업 첫날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고객이 사랑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일하는마음 (9)

일하는 마음은 컬리인들의 커리어 인터뷰 콘텐츠 입니다. 컬리의 매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과 원칙으로 일하고 있는지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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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주

좋아하는 마음으로 씁니다.